“MS, 美 국가안보국 도청 협조했다”

입력 2013-07-12 18:49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협력을 바탕으로 스카이프(인터넷 화상전화)와 핫메일, 메신저 채팅은 물론 클라우드 서비스의 정보까지도 수집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1일(현지시간) 전 중앙정보국(CIA) 직원인 에드워드 스노든으로부터 입수한 1급 비밀문건을 바탕으로 이같이 보도했다. NSA는 이렇게 수집된 정보를 연방수사국(FBI)과 CIA와도 정기적으로 공유하며 이를 ‘팀스포츠’라 부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밀문건에는 지난해 7월 MS가 새 이메일 서비스인 ‘아웃룩 닷컴’에 대한 준비에 들어가자 NSA는 암호화 처리된 채팅을 엿보기 힘들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후 MS는 FBI의 ‘데이터 인터셉트 유닛’(DIU)과 작업을 해 문제해결 방법을 찾는 데 성공했다.

신문은 또 NSA가 프리즘 프로그램을 통해 스카이프의 영상통화 역시 가로챘다고 전했다. 프리즘을 이용해 영상통화 가로채기가 3배 증가했다는 표현도 나온다.

또 지난 4월 8일자 문건에는 프리즘이 별도의 권한 없이 MS의 클라우드 서비스인 ‘스카이드라이브’에 접근할 수 있도록 양측이 협력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클라우드 서비스란 영화, 사진, 음악 등 미디어 파일과 문서, 주소록 등 사용자의 콘텐츠를 서버에 저장해 스마트폰 등을 통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MS가 2011년 5월 인수한 스카이프는 사용자가 전 세계적으로 6억6300만명에 달하며 스카이드라이브는 약 2억5000만명에 이른다.

NSA의 정보수집 활동에 MS가 광범위하게 협력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구글이나 페이스북, 애플, 야후, 트위터 등 실리콘밸리에 있는 정보통신(IT)업체도 직·간접적으로 프리즘 운영에 협력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MS는 지난 4월 메신저 피싱과 스팸 메시지 확산 방지 등을 위해 임의로 사용자의 대화를 모니터링한다는 비판을 받자 “사생활을 지키는 것이 우리 과제”라고 주장했다.

MS는 11일 대변인 명의로 성명을 내고 “법적 절차에 따라서만 데이터를 정부에 제공한다”며 “NSA와의 협력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국가정보국(DNI)과 NSA도 “관련 프로그램을 법원과 의회, DNI의 신중한 모니터링을 통해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의 디지털기술전문가는 “스카이프가 도청이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던 만큼 사용자가 상당한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훈 기자 parti98@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