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생 대상 ‘생명나눔, 생각나눔-생생스쿨’ 의대생 등 교육에 뜨거운 반응

입력 2013-07-12 18:12 수정 2013-07-13 00:39

12일 오전 경기도 부천시 소사동 소명여중. ‘생명나눔, 생각나눔-생생스쿨’ 강사로 나선 고려대 의대 4학년 남기훈(25)씨가 인체조직 기증 얘기를 꺼내자 강당에 모인 50여명과 각 반에서 TV를 통해 이를 지켜보던 560여명의 학생들은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였다. 평소 헌혈이나 장기 기증에 대해선 많이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인체조직 기증은 생소했기 때문이다.



남씨는 지난해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연합 회장을 맡으며 전국 대학에서 생명나눔 캠페인을 펼쳐 629명의 인체조직 기증 서약을 받아냈다. 남씨는 이런 경험을 살려 어린 학생들에게 숭고한 나눔의 의미를 전달했다. 학생들은 특히 영상 자료를 통해 골육종이나 화상 환자들이 인체조직을 기증받아 새로운 삶을 살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남씨는 “한 사람의 조직 기증은 아주 많은 사람의 삶을 변화시킨다. 이것이 바로 세상을 밝게 해 주는 생명나눔의 힘”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3학년 이슬(16)양은 “생명나눔이란 것도, 인체조직 기증도 오늘 처음 들었다. 의대생 선배의 캠페인 경험을 들으니 나도 의대에 진학해 다양한 활동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교육이 끝난 뒤 이 학교 전교생 610여명은 생명나눔 선서를 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일찍부터 인체조직 기증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조기 생명나눔 교육이 확산되고 있다. 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전국 중·고생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생생스쿨’에 지금까지 18개교, 6600여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생생스쿨은 지난해 말 국민일보와 지원본부 측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7.2%가 20세 이전 생명나눔 교육이 꼭 필요하다는 의견을 냄에 따라 마련됐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생명나눔 교육에 대한 국민 공감대는 형성돼 있으나 그에 걸맞은 교과과정이 거의 없는 실정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이 전반적인 나눔 활동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인체조직 기증 등 생명나눔에 초점을 맞춘 교육 프로그램은 드물다.



생생스쿨의 경우 생명나눔 교육에 더해 학교에 따라 진로·인성 교육 등과 연계된 전문 강사진의 강연이 다양하게 준비돼 일선 학교의 반응이 뜨겁다. 지원본부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4개교, 2000여명이 교육대기 중이며 방학 특강 및 하반기 교육 접수도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기증문화가 활성화된 미국의 경우 전문 강사가 아니라 기증 관련 단체 등에서 제공한 교육 자료를 활용한 일반 교사들의 교육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또 노르웨이는 청소년용 영화 프로젝트를 통해 강연, 교육이 아닌 감성적 접근으로 청소년들의 생명나눔 인식을 높이고 있다.



글·사진=민태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