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기록을 찾아서] (5) 주제 무리뉴 감독

입력 2013-07-12 18:32

유럽축구 150경기 연속 홈 무패행진

2011년 4월 3일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알 마드리드와 스포르팅 히혼의 2010∼2011 프리메라리가 30라운드 경기. 홈팀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34분 히혼의 쿠에바스에게 결승골을 얻어맞고 0대 1로 무너졌다.

이날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이었던 주제 무리뉴(50) 감독은 FC포르투를 이끌던 2002년 2월 23일 베이라 마르(이상 포르투갈)와의 홈경기에서 패한 이후 첼시(잉글랜드), 인터 밀란(이탈리아) 등을 거치며 이어 온 홈경기 무패 행진을 150경기에서 마감했다. 축구 팬들은 무려 9년 1개월 넘게 이어져 온 대기록이 깨지자 아쉬움의 탄성을 내질렀다.

◇무명 시절=포르투갈의 비토리아 세투발의 유소년 클럽에서 축구를 시작한 무리뉴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무명 클럽을 전전하다 23세 때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무리뉴는 1990년대 후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FC바르셀로나의 통역으로 다시 축구와 인연을 맺었다. 당시 바르셀로나의 루이스 반 할 감독은 무리뉴의 능력을 높이 사 바르셀로나 2군 감독을 맡겼다. 무리뉴는 바르셀로나 2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덕분에 2000년 포르투갈리그의 명문 벤피카에서 처음 감독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무리뉴는 시즌 중 벤피카의 구단주가 교체되면서 계약 연장 문제로 갈등을 빚어 9경기 만에 사표를 던졌다.

◇“나는 스페셜 원이다”=무리뉴 감독의 스타일은 수비에 치중하며 역습을 시도하는 것이다. 2001∼2002 시즌 하위권인 라이리아로 옮긴 무리뉴 감독은 골을 먹지 않고 역습 기회를 포착해 많은 골을 뽑아내는 전술로 팀을 리그 4위까지 끌어올렸다. 그러자 포르투갈의 명문 FC포르투가 마침내 그를 영입했다. 무리뉴 감독은 2002년부터 2년간 포르투 사령탑을 맡았다. 앞서 언급한 베이라 마르와의 홈경기에서 패한 이후 무리뉴 감독은 38번의 홈경기에서 36승2무를 기록했다.

“다른 사람과 나를 비교하지 마라. 나는 스페셜 원(특별한 사람)이다.” 무리뉴 감독은 2004년 6월 영화 대사 같은 말을 하며 첼시에 입성했다. 그는 2004∼2005시즌부터 2006∼2007시즌까지 첼시를 지휘하며 131승36무18패(승률 90.2%)라는 놀라는 성적을 거뒀다. 특히 60번의 홈경기에서 46승14무를 기록하며 단 한 번도 상대팀에게 원정 승리를 내주지 않았다.

이후 이탈리아 세리에A로 옮긴 무리뉴 감독은 2009∼2010시즌 인터 밀란을 이끌고 정규리그, 코파 이탈리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우승해 세리에A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달성했다. 무리뉴 감독은 인터 밀란에서 38번의 홈경기에서 29승9무를 기록하며 그동안 자신이 맡은 세 개 팀 연속 홈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이젠 ‘해피 원’=2010년 5월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으로 부임한 무리뉴 감독은 홈경기 14연승을 달리다가 스포르팅 히혼에게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레알 마드리드 시절 무리뉴 감독은 일부 선수들과 마찰을 빚었다. 무리뉴 감독의 축구 스타일이 스페인 축구와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결국 무리뉴 감독은 지난 6월 6년 만에 친정 첼시로 돌아왔다. 무리뉴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나는 이제 해피 원(행복한 사람)이다”며 활짝 웃었다. 그러면서 “내가 돌아온 이유는 우리가 함께 했을 때 서로 최고의 경력을 쌓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그때보다 훨씬 더 좋은 상황에서 일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젊고 패기 넘치는 감독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뮤리뉴 감독. 어느덧 50대에 접어들었다. 첼시 팬들은 홈경기에서 그가 보여 줄 ‘무패 쇼’를 목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