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도 있고 영성도 키울 나들이 어디 없을까… 다양한 기독문화 행사
입력 2013-07-12 18:44 수정 2013-07-12 20:09
곧 여름방학이다. 부모는 이때가 되면 자녀와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계획을 세운다. 그러나 해마다 반복되는 뻔한 휴가, 똑같은 캠프 등에 싫증났다면 가까운 공연장 나들이는 어떨까. 재미와 감동, 편안한 휴식을 안겨주는 기독교 문화행사들이 ‘방학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은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뮤지컬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밥퍼)을 오는 24일부터 8월 9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한다. 지난해 12월 초연 이후 다시 올려지는 작품이다. 뮤지컬 ‘밥퍼’는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 목사의 책 ‘밥 짓는 시인 퍼주는 사랑’을 원작으로 한다. 청량리에서 노숙자와 어려운 이웃에게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하는 작은 나눔을 통해 세상이 아름답게 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이번 무대는 ‘그’가 아닌 ‘그들’의 이야기로 새롭게 태어난다. 박경일, 이진숙 두 연출가는 “최 목사의 드라마 같은 인생 스토리와 함께 거지대장(거장), 588아가씨, 포주, 건달 등 청량리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하라”고 귀띔했다. 작품 배경도 겨울에서 여름으로 옮겼고 새로운 노래와 안무, 영상 등 주요한 요소들을 보강했다. 관객이 직접 나눔에도 참여할 수 있다. 헌혈증을 제시하면 ‘천사티켓’으로 교환, 관람료의 90%를 할인받아 공연을 볼 수 있다. 이 헌혈증은 다일공동체에서 운영하는 무료병원인 다일천사병원에 기증된다(02-399-1092).
남성 듀오 ‘꿈이 있는 자유’의 멤버이자 2009년 첫 솔로 앨범을 낸 한웅재 목사가 5년 만에 2집 앨범 ‘일상, 위로’를 발매하고 8월 17∼18일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삼성홀에서 기념 콘서트를 연다. 시인이면서 송라이터, 포토그래퍼, 찬양사역자인 한 목사는 “일상에서 만나는 위로와 축복의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콘서트를 알려면 2집 앨범을 들어보면 된다. “가을이 빛나는 건 여름을 봤기 때문이고 봄이 아름다운 건 겨울을 알기 때문이듯 모두 다 그렇게 긴 시간을 지난다….”(2집 ‘모두 다 그렇게’ 중) 반복되는 자연의 순리와 이를 주관하는 창조주 하나님에 대한 순응, 주님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일상의 모습을 관조적으로 바라보고 이를 묵상으로 풀어낸 곡들을 감상할 수 있다.
한 목사는 8월 개인 콘서트 이후 가을에는 부산 공연을 준비한다. 또 호주 투어를 시작으로 ‘일상의 위로’를 전하는 여정을 이어간다. 이와 함께 ‘꿈이 있는 자유’ 8집에 대한 앨범 작업도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했다(02-733-1399).
초기 기독교 역사와 신앙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획전도 눈길을 끈다. 한국기독교역사박물관은 8월 12일부터 올 연말까지 ‘엽서에 실린 복음과 선교소식’을 주제로 경기도 이천시 초지리 박물관 내 기획전시실에서 ‘희귀선교엽서전’을 연다. 1900년대 이후 발행된 80점의 기독교 희귀 엽서를 볼 수 있다.
셔우드 홀 선교사가 30년대에 가난한 사람들의 결핵 치료를 위해 발행한 ‘크리스마스 실 엽서’는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그대로 담았다. 눈 덮인 산과 소나무, 성문은 물론 색동옷을 입은 아기와 어머니의 모습은 일제 당시의 민족 말살정책에 정면으로 거부하는 홀 선교사의 한국 사랑을 엿볼 수 있다. 또 손정도 목사와 월남 이상재 선생의 초상 엽서는 민족 지도자들의 나라 사랑이 기독교 신앙에 근거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밖에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은 남문밖교회(현 남대문장로교회) 엽서와 6·25 때 구호를 목적으로 미국에 보낸 선교사 부부의 성탄엽서, 대구 초기 선교 과정에서 느꼈던 한국문화를 직접 쓴 셀윈 톰스 선교사 가족의 엽서 등 초기 내한 선교사들의 친필 엽서도 감상할 수 있다(031-632-1391).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