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 잠시 덮고 ‘자유’를 즐겨라”… 여름방학 사용 설명서

입력 2013-07-12 17:32 수정 2013-07-12 20:04


“야호! 신나는 여름방학이다.” 학생들이 이렇게 환호하며 방학을 기다리는 것은 한 학기 내내 공부하느라 지쳤으니 신나게 쉼을 즐기고 싶기 때문이다. 지금껏 공부 때문에 눈치 보면서 ‘해야만 하는 일’에 매달렸으니, 짧은 시간이지만 이제부턴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해 자유를 누려보자. 그렇다면 어떻게 이 자유를 즐겨볼까. 학생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사역하는 청소년 전문가들이 여름방학을 뜻깊게 보낼 수 있는 방법들을 소개했다.

‘공부상처’ 쓴 뿌리, 치유하는 시간으로

좋은교사 수업코칭 연구소장인 이규철 성문고 교사는 “학생들에게는 ‘공부상처’의 쓴 뿌리가 있는데, 그것을 치유하고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여름방학”이라고 했다. 그런데 요즘에는 여름방학이 짧아져 ‘아차’ 하는 순간 개학을 맞이할 수 있으므로 시작 전부터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를 위해 이 교사는 ‘여름 방학 보내기 10계명’을 제안했다.

1계명은 내가 하고 싶은 것 ‘버킷 리스트’ 10가지를 만든다. 또 내가 할 수 없는 리스트도 만들어 본다. 2계명은 여름방학 큐티노트를 만든다. 3계명은 일주일 간 미디어 문화 금식을 해본다. 4계명은 사람을 5명 만나서 그 사람의 스토리를 들어본다. 5계명은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경험을 소유한다. 6계명은 한 번쯤 가슴 뛰는 경험을 해본다. 7계명은 하루는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자신을 지금 여기에 머물게 한다. 8계명은 미술관에 가서 하루 종일 놀아본다. 9계명은 수련회에 가서 친구들의 이야기를 1시간 동안 귀 기울여 들어준다. 마지막 10계명은 음식을 만들어 가족을 대접해본다.

전진을 위해 쉬어가는 시간으로

이 교사는 “여름방학은 2학기를 준비하는 시간”이라며 “방학동안 만든 추억이 2학기를 버티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지나치게 여름방학에 힘을 빼지 말고 모든 것을 다 하려고 다짐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너무 욕심을 내다보면 나아갈 힘이 없어 주저앉게 될 수 있으므로 쉬어가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여름방학을 좀더 실용적으로 보내고 싶다면 청소년종합정보서비스(youth.go.kr)에 접속해보는 것도 좋다. 청소년 체험활동 프로그램을 검색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체험 활동 신청 및 경력 관리, 확인서 출력 등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

또 긴 글을 읽어볼 것도 권면했다. 이와 관련해 청소년 필독서 몇 권을 추천했다. ‘큐티, 공부를 만나다’는 공부와 큐티를 어떻게 연결시키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말해주고 있다. ‘심리학 열일곱을 부탁해’는 십대들의 심리를 엿볼 수 있다. ‘어려운 일에 도전하라’는 낮은 기대감을 갖고 살아가는 십대에게 저항하라고 외친다. 부모 필독서도 소개했다. ‘공부 상처’는 공부 못하는 아이는 없다, 다만 공부 상처가 있는 아이만 존재할 뿐이라는 아이들의 공부 상처를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위기의 십대, 기회의 십대’는 자기 뜻대로 움직여 주지 않는 십대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도록 지혜를 주는 책이다.

하나님의 계획 발견하는 시간으로

광염교회에서 중등부 사역을 하는 이혜란 좋은부모교육연구소 한국상담교육개발원 소장은 “‘放學’이라는 글자 그대로 지냈으면 좋겠다”며 “‘배우는 것을 놓다’라는 뜻을 실천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 한 예로 교회수련회 등을 통해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주신 고유한 달란트를 발견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조언했다. 학교 자율학습이나 학원 스케줄에 치여 살았던 시간에서 벗어나 하나님의 계획을 발견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이 크리스천 학생으로 구별되어질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최영경 기자 yk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