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 준설토 투기장 건설 재검토를”… 인천환경단체 “멸종위기 저어새 번식지 다수 발견”

입력 2013-07-11 22:01

세계 5대 갯벌인 인천앞바다의 갯벌을 매립해 준설토 투기장으로 조성한 뒤 미래용지로 만드는 정부계획에 대해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인천녹색연합과 인천환경운동연합 등은 11일 인천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인천공항고속도로 영종대교 북단 염생식물군락지 인근 무인도에서 멸종위기의 저어새 번식지가 다수 발견됐다”며 준설토 투기장 건설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신규 투기장 예정지 인근의 수하암과 갓섬은 전 세계 저어새의 10%가 태어나고 자라는 곳이라고 밝혔다. 이곳에서는 전 세계 2700마리의 저어새 중 270∼300마리가 살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안에 외국인전용 카지노 예정지인 영종도 미단시티 앞 갯벌 416만4000㎡를 매립하기위해 호안을 축조할 예정이다. 이 일대는 저어새가 둥지를 만들 때 쓰는 염생식물 ‘칠면초’가 자라는 곳으로 외국인들이 공항철도를 타고 서울을 오가며 사진을 촬영하는 명소이기도 하다.

환경단체 관계자들은 “동아시아∼호주 철새이동경로(EAAFP) 사무국과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유치한 인천시가 인천앞바다 갯벌관리계획을 만들어 정부와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정부는 송도 습지보호구역에서 직선거리로 150m 지점에 신규 준설토 투기장을 만들어 평택앞바다 등에서 나오는 준설토까지 처리하는 광역 준설토 투기장 180만㎡를 2020년까지 조성하기 위해 전략환경영향평가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