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퇴임 5년만에 목소리냈지만… “누가 듣겠는가” 싸늘한 여론
입력 2013-07-11 19:01
인기 없기로 유명한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모처럼 자기 의견을 냈지만 묻혀버리는 모양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최근 하원에서 표류 중인 이민법 개혁안 논쟁을 두고 버락 오바마 행정부를 지지한다는 의사표시를 했다. 그는 지난 10일 텍사스주 댈러스에 위치한 대통령도서관에서 열린 이민자들을 위한 귀화 기념행사에 참석, “논쟁에 긍정적인 결단이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민자들과 동화하는 우리의 전통을 유지해야 하고 법률 위에 지어진 우리 국가의 유산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은) 이민법 체계가 무너져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부시 전 대통령이 정치적 사안에 대해 목소리를 낸 건 퇴임 후 5년째가 된 현재까지 처음 있는 일이다. 침묵을 지키던 전직 대통령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 무게가 실릴 법했다. 이를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문제는 누가 듣는가 하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처음부터 이민법 개혁안에 찬성해 온 인사들을 제외하고, 반대파 의원들은 부시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라울 레브라도 연방하원의원은 “누군가 전직 대통령의 발언을 받아들여야 하지만, 그의 목소리도 그냥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 중 하나일 뿐”이라고 말했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