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N사 2012년 리베이트 2300억 펑펑

입력 2013-07-11 18:49

신용카드사와 가맹점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해온 밴(VAN·카드결제대행 업체)사가 지난해 리베이트로 2300여억원을 쓴 것으로 분석됐다. 리베이트를 줄여 카드 고객에게 혜택을 돌리려면 카드사와 밴 사업자의 계약 구조를 근본적으로 고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삼일PWC 컨설팅은 11일 ‘밴 시장 구조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열린 공청회에서 “밴 수수료의 근본적 문제는 리베이트에 있다”며 “리베이트를 줄이고 공정한 가격경쟁을 위해서는 ‘카드사-밴사-가맹점’으로 이어지는 시장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밴 사업자는 카드사와 카드 가맹점 사이에서 결제 대행 업무를 한다. 결제 건당 수수료를 받는 밴 사업자들은 가맹점을 자신의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리베이트를 주고 있다. KDI는 지난해 밴 사업자가 리베이트로 쓴 돈이 236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했다.

리베이트가 만연한 것은 카드사, 밴 사업자, 카드가맹점 사이의 계약 구조가 꼬여 있어서다. 밴 사업자에게 수수료를 내는 것은 가맹점인데 막상 수수료 계약은 카드사와 밴 사업자가 맺는다. 밴 사업자 입장에서는 가맹점에게 줄 혜택이 리베이트 외에는 없는 것이다.

KDI와 삼일PWC는 계약 구조를 가맹점과 밴 사업자의 직접 계약으로 바꾸면 리베이트가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강동수 KDI 선임연구위원은 “직접 계약을 맺게 되면 리베이트는 줄어들고 밴 사업자 간의 공정한 가격경쟁이 이뤄질 수 있다”며 “자연스레 밴 수수료가 내려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