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013년 성장률 0.2%P 올려 2.8% 전망

입력 2013-07-11 18:48 수정 2013-07-11 22:20


정부에 이어 한국은행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2% 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기준금리는 금융통화위원회 만장일치로 동결됐다. 경기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나 한은의 ‘낙관’과 달리 하반기 경기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은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2.8%로 올린다고 11일 밝혔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전망치 2.7%보다도 0.1% 포인트 높다. 한은은 내년 경제 전망 역시 종전 3.8%에서 4.0%로 높였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잠재 성장률과 실제 성장률의 차이인 GDP 마이너스갭이 지난해 4분기를 정점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가 경기 저점이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완만하긴 하지만 성장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면서 “전기 대비 성장률이 올해 1분기에 0.8%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는 이보다 더 높게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총재는 기준금리 동결에 대해 “지난 5월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집행 효과가 이미 시장에 나타나고 있다”면서 “세계경제도 전반적으로 성장세를 회복하는 추세”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가 제시한 전망치보다 높은 2.8% 성장률을 달성하기 쉽지 않다는 부정적 관측도 만만찮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의 경기둔화 등 대외 악재가 쌓여있는 데다 내수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기 대비 0.4% 감소하면서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1.9%나 줄었다. 10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는 위축된 소비심리를 더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이정준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2.7% 성장률 전망도 의구심이 큰 상황에서 그보다 높은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는 시장이 신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은혜 SC은행 이코노미스트도 “수출과 내수가 점진적으로 회복되겠지만 속도는 정부·한은의 예상보다는 느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은은 시장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김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이달 말 나오는 GDP 속보치에 반영되는 자료들을 바탕으로 경제 전망을 내놓은 것”이라며 “한은의 전망은 모든 변수를 설명할 수 있는데, 한은 외에 이러한 분석을 할 수 있는 곳이 있을까 싶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