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 인간 염색체 가진 효모균 제조 첫 성공… 유전병 치료 획기적 전기 기대
입력 2013-07-11 18:49
인공 인간 염색체를 가진 효모균이 처음으로 만들어져 유전병 치료의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주도로 미국과 중국, 인도 과학자들이 참여한 연구팀은 최근 인공 인간 염색체를 합성해 유전자가 제거된 효모균 속에 주입하는 데 성공했다. 인공 인간 염색체를 가진 합성 효모균은 항생제나 백신과 같은 새로운 생명 물질을 만드는 플랫폼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우선 유전병을 앓고 있는 환자의 피부 세포를 줄기 세포로 변환, 여기에 건강한 유전자를 가진 인공 인간 염색체를 주입한 뒤 줄기 세포를 환자의 몸속에 집어넣어 유전병을 치료하게 된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국립암센터의 나탈레이 쿠프리나 박사는 인공 인간 염색체가 들어간 효모를 이용해 유전자 조작 쥐를 탄생시키는 데도 성공했다. 그는 “기존 유전자 치료는 염색체에 유전자를 주입하는 매개체로 바이러스를 이용하면서 기존 환자의 유전자와 간섭이 일어나 부작용이 발생했다”면서 “효모균을 매개체로 이용하면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런던 제국대 폴 프리몬트 교수는 “수백만년 동안 진화를 거듭한 효모균을 이용해 인류는 술이나 빵을 만들어 왔지만 효모는 이제 현대 생활에 필요한 복잡한 생명 제품을 만드는데 중요한 매개체가 됐다”고 평했다.
이번 효모균의 합성 성공은 합성생물학(synthetic biology)의 새로운 장을 연 것으로 평가된다. 영국 정부는 자연 상태에 존재하지 않는 생물학적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합성생물학을 미래 핵심 투자 사업으로 결정하고 2017년까지 6억 파운드(약 1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인간의 유전자를 인공적으로 창조하면서 생기게 되는 윤리 및 안전성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인디펜던트는 “인류에 해가 되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만들어질 수도 있고 화학 무기 제조에도 악용될 수 있다”면서 “윤리 및 안전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의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