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퀄리티스타트 14경기로 ML 9위… 강력한 선발 자리매김

입력 2013-07-11 18:21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 다저스)이 메이저리그 첫 해 전반기를 7승3패, 평균자책점 3.09로 마감했다.

비록 11일(한국시간)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7피안타(1홈런) 2볼넷 3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는 부진한 피칭으로 시즌 8승이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류현진은 괴물 같은 적응력으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전반기에 7승을 수확한 만큼 첫 해부터 두 자릿수 승수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류현진은 전반기 18경기에 출전해 14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에 성공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공동 9위로 신인 투수 중에서는 최다 기록이다. 반면 5회를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경기가 없을 정도로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를 자랑했다. 특히 잭 그레인키가 부상으로 빠진 동안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와 더불어 ‘원투 펀치’로 자리 잡으며 주축 선수들의 연쇄 부상으로 힘을 잃은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류현진은 4월 3승, 5월 3승 등 두 달간 6승(2패)을 올리면서 전반기 10승 돌파와 함께 2000년과 2001년 시즌 최고의 성적(18승)을 거둔 박찬호를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6월 다섯 번의 등판서 평균자책점 2.70으로 호투하고도 1패만을 안으며 승리 레이스가 삐걱거렸다. 지난 6일 마침내 샌프란시스코전에서 6⅓이닝 2실점의 투구로 7승째를 거두며 다시 승수를 추가하는 듯 했으나 전반기 마지막 애리조나전서 최악의 투구로 아쉬움을 남기고 말았다. 이날 경기는 결국 14회초 핸리 라미레스와 A.J. 엘리스의 연속타자 홈런이 폭발한 다저스(45승45패)가 7대 5로 이겨 류현진은 패전을 면했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선두 애리조나(47승44패)와의 격차를 1.5경기로 좁혔다.

미국 언론은 개막 전까지만 하더라도 다저스가 2500만 달러의 포스팅비와 6년간 총액 3600만 달러에 류현진과 계약한 것에 대해 ‘무리한 투자’라는 성급한 전망을 내놓았다. 하지만 개막 이후 류현진에 대한 의구심은 우호적인 평가로 완전히 바뀌었다. 인천 동산고 졸업 후 8년 만에 방망이를 잡았음에도 놀라운 타격 실력을 뽐내며 미국 언론으로부터 ‘베이브 류스’라는 애칭을 얻었다.

하반기에 꾸준한 체력 유지, 최대 3시간 이상 나는 미국 내 시차 적응, 홈(4승1패, 평균자책점 1.90)과 원정(3승2패, 평균자책점 4.42) 경기 간의 격차 극복에 따라 류현진의 신인왕 수상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패스트볼 구속을 끌어올리는 것과 경기 초반 점수를 허용한 것에 대한 대비책이 마련된다면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