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착륙 사고] 국토부 “오토 스로틀 끄고 비행 보도 근거있나” 반박

입력 2013-07-11 18:11 수정 2013-07-11 22:16

아시아나 항공기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사고의 원인을 둘러싸고 자동속도조절장치(오토 스로틀)와 관련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사고 원인이 조종사 과실인지, 기체 결함인지를 알려주는 핵심 쟁점이기 때문이다. 오토 스로틀은 조종사가 원하는 속도를 맞춰놓으면 비행기가 엔진 출력을 조절해 일정 속도를 유지하는 기능으로 자동차의 ‘오토 크루즈’와 비슷하다.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은 한·미 합동조사단의 현장 조사에서 오토 스로틀이 ‘작동 위치(armed position)’에 있었다는 것이다. 또 조종사들은 “오토 스로틀을 착륙 권장속도인 137노트(시속 254㎞)로 설정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에 따라 기체 결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11일 조종사들이 오토 스로틀을 끄고 비행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무슨 근거로 그렇게 보도했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STB) 측은 “오토 스로틀이 작동 위치에 있었다고 해도 다 작동된다는 의미는 아니다”는 입장이다. 데버러 허스먼 NSTB 위원장은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오토 스로틀이 조종사에 의해 제어됐는지, 부적절하게 작동된 것인지, 조종사들이 작동법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등을 더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설사 자동 속도 장치가 고장났다고 해도 조종사에게 최종적 책임이 있다”고 조종사 과실로 몰아갔다.

우리 정부는 블랙박스 분석을 통해서만 정확한 사실을 알 수 있다며 관련 언급을 신중히 하고 있다.

한편 허스먼 위원장은 “조종사가 ‘충돌 34초 전 강한 불빛에 잠시 눈이 안 보이는 상태였다’고 진술했다”고 밝혀 주목된다. 공항에 착륙을 방해하는 외부 요인이 있었을 가능성 때문이다. 공항시설이나 활주로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국토부 관계자는 ‘기장과 부기장 좌석이 바뀌어 있었다는 점을 조사하겠다’는 허스먼 위원장의 언급과 관련해서는 “관숙비행에서 훈련비행하는 조종사가 기장석에 앉는 것은 마땅하고 당연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세종=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