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병세 외교장관 “北이 전략적 부채라는 中 지도자 인식 놀라워”
입력 2013-07-11 18:11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11일 최근 북·중 관계와 관련해 “북한이 완충지대로 가치가 있기보다는 전략적인 부채가 되고 있다는 과거 학자층 일부의 인식이 이제는 중국 지도층까지 올라가고 있다”고 밝혔다. 윤 장관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 “(지난달 말 한·중 정상회담 시) 제 눈과 귀가 의심될 정도로 중국 지도자들이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생각에 놀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 장관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것은 상당히 많은 부분을 한반도의 미래 문제, 통일 문제에 대해 논의한 것”이라면서 “그동안 한·중 관계에서 통일문제는 아예 터부(금기)시 됐었는데, 이번에는 중국 지도자들이 솔직하게 얘기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전날 공개한 ‘북한 핵실험 이후 압록강 수질이 나빠졌다’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언급과 관련해 “(리 총리가) ‘북한과 경계선을 같이하는 중국 주민들이 핵실험 이후에 물을 먹으려고 테스트해 보니 방사성 물질이 일부 발견됐다’고 말했다”며 구체적인 발언 내용을 전했다.
그는 최근 북한의 대화공세에 대해선 “진정성이 결여된 전술적 측면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또 비핵화 대화 재개 문제와 관련해 “적절한 시점에 6자회담 당사국과 중국이 아이디어를 갖고 대화가 오고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에 대해 윤 장관은 “제가 당시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수석이기는 했지만 사실 최근까지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보지 못했다”며 “대화록은 당시 (회담에) 갔다 오신 분 중 일부만 본 것 같고 수석을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은 보지 못했다”고 소개했다. 윤 장관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으로 근무했다.
그는 ‘정상회담 준비 당시에 NLL 포기 구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지난 정부에 있다가 이번 정부에 온 분 중 저와 김관진 국방부 장관,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외교안보 수장을 맡고 있다”며 “국가관과 안보관이 모호하다면 이번 정부에서 일하지 않았을 것으로, 그런 각도에서 보면 어떻게 준비했는지 알 것”이라고 답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