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착륙 사고] 국토부, 美 NTSB에 공식 문제제기… “조종사 진술 공개에 우려”

입력 2013-07-11 17:56 수정 2013-07-11 22:14


정부가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의 조사 태도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국토교통부 최정호 항공정책실장은 1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아시아나 항공기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착륙 사고 브리핑에서 “조종사의 진술 내용을 공개하는 것이 사고 원인 조사에 바람직한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최 실장은 “정부의 항공사고 관련 발표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규정에 따라 철저히 팩트(사실)에 입각해야 한다”면서 “팩트가 아닌 경우는 여러 오해나 추측을 불러일으켜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방해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최 실장의 언급은 데버러 허스먼 NTSB 위원장의 브리핑 방식에 대한 정부의 강한 불만 표시여서 주목된다. 정부는 NTSB가 사고 원인을 조종사 과실 쪽으로 서둘러 몰아가고 있다고 보고 대책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 실장은 “한·미 합동조사단이 조종사를 면담한 것은 사실이나 조사 내용은 블랙박스 데이터 등과 비교해 팩트라고 판단될 때 공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실장은 아울러 착륙 이후 비상대피 시작까지 90초가 걸렸다는 허스먼 위원장의 발표와 관련,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은 적절하고 신속하게 자기 직무에 충실한 승객 대피 업무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한·미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사고 항공기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관제탑으로부터 어떤 경고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동속도조절장치(오토 스로틀)가 작동 위치에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기체 결함 가능성과 함께 공항 관제탑, 활주로의 문제점 등에 대한 조사를 병행할 계획이다.

세종=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