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펩 바르발 선장 “韓 고리 원전 위험 심각"

입력 2013-07-11 00:58

“불과 2년 전 이웃나라 일본에서 대참사가 일어난 것을 보고도 한국 정부는 안전 불감증에 빠져 있습니다.”

‘레인보우 워리어 3호’ 선장인 펩 바르발(48·스페인) 씨는 “한국 원전 위험이 심각한 수준”이라며 10일 방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날 부산항 선상에서 가진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고리 원전 반경 30㎞에 300만 명이 넘는 부산 시민이 거주한다”며 “세계에 유례없는 이 위험한 상황을 알리려고 선원을 이끌고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펩 선장은 워리어 2호에서 1등 항해사로 일할 당시 일본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방사능 유출 사고를 바로 옆에서 지켜본 장본인이다.

2011년 3월11일 ‘바다 구하기’ 캠페인을 벌이며 부산에서 싱가포르로 향하던 펩 선장 일행은 후쿠시마 사고 소식을 듣고 곧장 뱃머리를 돌렸다. 후쿠시마 인근 바다에 직접 배를 몰고 들어가 그 오염도를 측정해 보기 위해서였다.

펩 선장은 “다들 위험하다고 만류했지만 원전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좋은 기회였다”며 “방사능으로 오염된 바다에서 미역이나 물고기 등의 샘플을 채취했고, 이는 방사선 피폭에 관한 좋은 자료로 쓰였다”고 말했다.

2003년 그린피스에 몸담은 펩 선장은 “그린피스에서는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환경에도 이바지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