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예성강 댐 방류 3년만에 사전통보

입력 2013-07-11 00:45

북한은 10일 오후 7시쯤 전통문을 통해 예성강 발전소의 수문을 열어 밤 12시를 기해 방류하겠다고 우리 측에 통보했다. 최근 집중 호우로 예성강 수위가 높아졌다는 게 이유였다. 북한이 우리 측에 방류 사실을 사전 통보한 것은 2010년 7월 이후 3년 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방류 사전 통보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북한이 남북 간 팽팽한 대립을 이어가던 이명박정부 당시 걸핏하면 사전 통보 없이 황강 댐 등의 물을 방류했던 것과 비교되기 때문이다.

2009년 9월에는 북측이 예고 없이 황강 댐 물을 방류해 임진강에서 야영하던 시민 6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북한 황강 댐은 임진강 본류의 물을 예성강으로 돌려 개성공단 등의 공업용수로 활용하기 위해 건설된 댐이다

댐 방류 사전 통보는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2002년 유럽·코리아재단 이사 자격으로 방북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제안한 것을 계기로 시작한 사업이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박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면담을 통해 남북 간 댐 방류를 서로 사전에 통보하기로 하는 등 공동 수방사업의 물꼬를 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북측이 박 대통령을 직접 겨냥해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과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