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원인이 韓 위계질서 문화 때문이라니…美 언론, 높임말-자동착륙 의존 지적
입력 2013-07-11 05:03
미국 언론들이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214편 여객기 착륙사고의 원인을 한국 문화에서 찾는 취지의 보도를 잇따라 내보냈다.
9일(현지시간) CNBC는 “(예전에 비해) 안전 기록이 향상된 것을 포함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한국 조종사들은 위계질서를 중시하는 국가적인 특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적었다.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조차 조종사 간 위계질서 때문에 제대로 된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덧붙여 한국의 군대 문화를 지적했다. 조종사 상당수가 공군에서 경험을 쌓은 인력이기 때문에, 항공사에도 군대 문화의 요소가 침투한다는 것이다. 한국 전문가인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존 박 스탠튼핵안보 연구위원은 “누구도 (상사의) 잘못된 점을 짚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한국어에도 문제가 있다고 한다. 윗사람과 연장자들에게 높임말을 쓰는 언어 구조가 많은 말을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이봐! 물 먹을래?”라고 말 할 것을 “날이 따뜻한데 음료 한 잔 드시지 않겠어요?”라고 해야 한다. 분초를 다투는 상황에서 이런 문화가 재빠른 대처를 막는다고 CNBC는 전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한국·싱가포르·대만 등 경제적으로는 서구 선진국 못지않게 발전한 나라들이 항공 안전도에서는 떨어지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썼다. “(이에 대한) 인기 있는 이론 하나는 위계질서를 강조하는 문화적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는 게 FP의 설명.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조종사의 자동착륙장치 의존을 지적했다. 조종사들이 자동착륙장치에 익숙해져 있었는데 당시 샌프란시스코 공항은 공사 중으로 이 장치를 활용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