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착륙 사고] 오토스로틀 ‘작동’ 위치에 있었다
입력 2013-07-10 18:25 수정 2013-07-10 22:56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사고 원인과 관련, 자동속도조절 장치(오토스로틀·사진)가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오토스로틀 조사 결과에 따라 조종사 과실인지, 기체 결함인지 가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데버러 허스먼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은 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두 기장이 착륙 준비를 하면서 권장 속도인 137노트(시속 254㎞)로 날도록 오토스로틀을 설정했지만 이보다 느린 103노트(시속 218㎞)로 활주로에 진입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오토스로틀은 조종사가 원하는 속도를 입력하면 비행기가 스스로 속도를 유지하도록 작동한다.
4000피트 상공에서 착륙 준비에 들어간 조종사는 속도가 설정보다 느리고 고도도 낮다는 사실을 500피트 상공에서 인지하고 급히 속도를 높여 기수를 올리려 했으나 사고를 피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조종사들이 오토스로틀을 켜고 조종하는 데 익숙해지다 보면 기기가 고장 나 속도가 위험 수준으로 떨어지는데도 모를 수 있어 과거 항공기 사고에서도 수십 차례 원인으로 지적된 바 있다. 항공기 안전 전문가 존 콕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오토스로틀이 작동된다고 믿고 비행하면 해당 상황이 일부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도 한·미 공동조사단이 이날 사고 현장 조사에서 오토스로틀이 ‘작동 위치(armed position)’에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다만 블랙박스와 자료를 비교해봐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이다. 또 사후에, 육안으로 발견된 것이어서 언제 레버가 작동 위치로 옮겨졌는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충돌 이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작동 위치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설정 오류 가능성이 남아 있다.
조종사들이 충돌 54초 전 급격한 강하를 인지했다고 진술한 데 대해서도 국토부는 블랙박스 데이터와 비교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허스먼 위원장은 또 브리핑에서 사고 당시 랜딩기어가 먼저 방파제에 부딪힌 뒤 꼬리 부분이 추락했다고 새로운 사실을 발표했다. AP통신은 NTSB 관계자들을 인용해 사고 당시 아시아나 승무원 2명이 기체 밖으로 튕겨져 나갔으나 기적적으로 살아났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배병우 특파원, 세종=권기석 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