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실언 관련 “말도 안되는 사고방식 있을수 있나” 朴 대통령 비판

입력 2013-07-10 18:13

박근혜 대통령은 10일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 사고 사망자와 관련된 한 종편방송 앵커의 실언에 “말도 안 되는 그런 사고방식이 있을 수 있는지”라고 비판하며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냈다. 지난 7일 채널A 앵커는 “한국인이 아닌 중국인이 사망자라 우리 입장에서는 다행”이라고 발언해 거센 비난을 샀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중앙언론사 논설실장·해설위원실장과 오찬을 함께하며 “몸보다 마음에 준 상처가 더 오래 가고 치유하기 어렵다는 말이 있다”며 “이번에 앵커의 그 한마디로 그동안 (중국 국민이) 한국 국민에 대해 우호적인 생각을 갖고 있던 것이 사라질 판이 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면 얼마나 중국 국민들에게 상처를 많이 줬겠느냐”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근간은 인간에 대한 관심과 배려라는 지론을 펴면서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세계 최대 인터넷 검색 업체인 구글을 예로 들어 “많은 정보를 사람들이 쉽게 접근하기 좋게, 여기에 최고 가치를 두면 이득은 따라오는 것”이라며 “협동을 하고 이웃을 배려할 때 창조적이고 발전적인 인간이 되고 이웃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평가 기준에 취업률을 넣어놓으니까 문사철(文史哲·문학 역사 철학) 이게 없어지고 자꾸 왜곡이 된다. 인문학이 살아날 수 있도록 그런 것도 다 고쳐야 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저도 중국어를 독학할 때 알고 있는 한자가 굉장히 도움이 됐다”며 한자교육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그는 “강제로 하기보다는 ‘내가 앞으로 중국어도 배워야 하고 좀더 소양 있는 문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쉽게 배울 수 있게끔 마련해 주는 게 어떻겠느냐. 그것도 하나의 트렌드가 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날 참석한 여성 경제인의 날 기념식, 전날 자활기업 박람회를 거론하며 의욕과 희망에 찬 기업인들을 만난 일화부터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이) ‘살맛난다’고 말하는 것을 봤을 때 제일 기쁘고 그것 이상으로 제 마음에 보람과 기쁨을 줄 수 있는 일이 없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따로 무슨 일을 왜 해야 되느냐”고 반문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 대통령은 29일부터 예정된 여름휴가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그동안 중국도 가고 미국도 다니면서 제가 느낀 바가 많다. 앞으로 어떻게 나라 발전이나 국정 운영에 잘 접목시켜 해볼까 하는 것을 차분히 생각해 보려고 한다”고 했다. ‘(공무원들) 골프를 허용해 달라’는 한 참석자의 농담성 발언에 박 대통령은 “여러 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