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열며-박강섭] 국내관광 첫 공동홍보

입력 2013-07-10 18:03 수정 2013-07-10 18:05

우리 국민은 대한민국의 구석구석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몇 해 전 해외에서 만난 한 대학생에게 국내가 아닌 해외여행을 온 이유를 물었다. 한국에는 여행을 갈 만한 곳이 없다는 당돌한 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물어봤다. 비 오는 날 경남 하동의 평사리 들판을 걸어봤는가? 상고대로 하얗게 얼어붙은 전북 무주 덕유산을 올라가 봤는가? 예상대로 그 학생은 지명조차 낯설어했다. 어디 그 학생뿐이겠는가. 등잔 밑이 어둡다고 한국에 살고 있지만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의 역사, 문화, 지리, 생태 등 관광자원에 대해 아는 사람은 의외로 많지 않다.

여름 휴가철이 돌아왔다. 경제가 어렵다고 아우성이지만 해외로 떠나는 비행기표는 이미 몇 달 전에 매진됐다. 환율 등의 영향으로 내국인의 해외여행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지만 국내여행 증가율은 해외여행을 따라가지 못한다. 여가시간 부족과 경제적 이유 못지않게 대한민국 구석구석의 매력을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휴가철에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산이나 바다 등 뻔한 곳을 목적지로 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를 중심으로 안전행정부, 환경부, 농림축산부, 해양수산부, 문화재청, 산림청, 국립공원관리공단, 한국철도공사, 한국농어촌공사, 시장경영진흥원, 지리산권관광개발조합, 한국관광협회중앙회, 한국여행업협회, 한국어촌어항협회, 한국지역정보개발원 등 관광자원을 관리하는 17개 관계기관이 여름 휴가철을 맞아 공동으로 국내관광 활성화 캠페인에 나섰다. 공동 캠페인을 통해 농어촌 체험마을과 문화관광형 전통시장 등 잘 알려지지 않은 84개 관광자원을 널리 홍보하기 위함이다.

한국의 관광자원을 관리하는 17개 관계기관은 그동안 자체적으로 여름 휴가철에 홍보활동을 해왔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관광자원이 중복되고 홍보수단도 마땅찮았기 때문이다. 정보는 넘쳐났지만 체계적이지 못해 국민들이 쉽게 접근하기도 힘들고 신뢰하기도 어려웠다. 이들 기관이 추천하는 곳으로 휴가를 가더라도 막상 숙식할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이들 17개 관계기관이 올해 처음으로 해결책을 내놨다. 부처의 칸막이를 허물고 공동으로 국내관광 활성화 캠페인 사이트(http://summer.visitkorea.or.kr)를 구축한 것이다.

이번에 선보인 국내관광 공동 캠페인 사이트는 화면에서 원하는 휴가지를 골라 클릭만 하면 자세한 관광정보가 일목요연하게 소개될 뿐 아니라 즉석에서 상담이나 예약도 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을 주기 위해 마을에서 숙식과 체험 등 모든 것이 해결되도록 공정여행 차원에서 상품을 구성한 것도 특징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올여름 휴가 때 지출되는 관광비용을 3조900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는 생산유발효과 6조5000억원, 고용유발효과 5만명으로 내수경제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휴가를 떠남으로써 발생하는 에너지 절감효과도 3만5000TOE로 여름철 전력위기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여름휴가 하루 더 가기 운동에 동참할 경우 관광지출액은 5조원 이상으로 늘어나 내수시장이 더욱 활력을 받고 에너지 절감 효과도 높아진다.

휴가가 단순히 심신을 재충전하는 차원에서 내수시장에 활력을 불어넣는 생산적 활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대체휴일제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국민의 여가생활을 진작시킴으로써 내수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함이다.

올여름 휴가에는 국내관광 공동 캠페인 사이트에서 추천하는 농어촌으로 떠나 심신도 재충전하고 농어민에게 보탬도 되는 일석이조 공정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박강섭 관광전문 기자 kspar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