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버냉키 입에 쏠린 눈… 코스피 1820선 하락

입력 2013-07-10 18:03 수정 2013-07-10 23:53


주식시장이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 의장의 연설을 앞두고 숨을 죽였다. 지난달의 ‘버냉키 쇼크’를 염두에 둔 외국인 투자자들은 매도세를 이어갔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6.19포인트(0.34%) 하락한 1824.16에 거래를 마쳤다. 버냉키 의장이 출구전략을 언급했던 지난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 공개, 벤 버냉키 의장의 연설 등을 앞두고 투자심리가 위축된 모습이었다. 엔·달러 환율이 100엔대를 지속한 점과 옵션만기일을 앞둔 부담도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의 높은 실적에 상승 마감한 뉴욕 증시의 영향을 받아 1830선에서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오전 중 중국의 수출 증가율이 17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달 중국 수출은 전년보다 3.1% 감소했고, 수입은 0.7% 줄어들어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는 모습이었다.

오후에는 버냉키 이슈를 확인한 뒤 투자를 결정짓겠다는 분위기가 확연해지며 코스피지수가 1820선까지 하락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이날 433억원을 매도했다. 외국인이 이달 들어 매도한 금액은 7762억원에 이른다.

업종별로는 대형주와 중소형주가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비금속광물(-1.78), 음식료품(-1.64%), 종이·목재(-1.64%), 증권(-1.33%), 서비스업(-1.08%) 등이 1% 이상 하락했다. 전기전자(0.30%), 기계(0.02%) 등은 비교적 선방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 혼조세였다. 시총 1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1만1000원(0.89%) 오른 124만8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생명(0.92%), 기아차(0.83%), 현대차(0.69%), KB금융(0.59%) 등이 상승 마감했다. 반면 NHN은 공정거래위원회의 불공정행위 조사 여파로 5.25% 급락했고, 항공기 추락 사고 이슈에 빠져 있는 아시아나항공도 0.82% 하락했다. 농심(-3.61%), 롯데제과(-1.97%), CJ제일제당(-1.12%) 등 음식료 업종들도 하반기 실적 우려에 따라 약세를 보였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70포인트(0.71%) 내린 515.64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 대장주 셀트리온은 2.12% 오르며 최근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