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 목사의 시편] 조급한 말은 뼈아픈 후회를 낳는다

입력 2013-07-10 17:23


지난 6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 여객기의 착륙사고로 국제사회가 떠들썩하다. 세계적인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사고인데다가, 비행기 동체의 상당부분이 소실될 정도의 대형 참사였음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생존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행기 승무원들과 사고현장의 구조요원들이 얼마나 침착하고 용감하게 대처했는지를 반증하는 것이다. 특히 사고의 충격으로 자신들도 온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초인적인 구조활동을 벌인 여승무원들에 대해서는 국내 언론들뿐만 아니라 해외 언론들까지 극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사고현장에서 사망한 두 명의 해맑은 중국소녀들의 사연은 14억 중국 국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을 숙연하게 만들었다. 꿈 많던 두 ‘절친’ 소녀들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에, 박근혜 대통령도 중국의 시진핑 주석에게 위로전문을 보냈다. 그리고 비록 목숨은 건졌더라도 대부분의 승객들은 아직도 신체적,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그 중 일부는 중환자실에서 생사를 오가고 있다. 또한 이번 사고에 대한 종합적인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사고 비행기의 블랙박스 판독 등 거쳐야 할 과정이 많다.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에 언론은 매우 신중한 보도를 해야 한다. 그러나 특종을 잡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인지, 대부분의 언론들은 불필요한 언행을 거듭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사고 비행기의 기장에 대한 초기 보도였다. 대부분의 방송국들과 신문사들은 ‘(사고 비행기 기종에 대한 해당 기장의) 운항경력이 43시간뿐’이었다는 제목을 내걸었다. 이러한 표현은 이번 사고의 주원인이 기장의 조종 미숙이라고 단정 지은 것이나 다를 바가 없다. 하지만 아시아나 항공은 자신들이 무리한 초보운전을 강행한 것이 아니라 국제적인 기준에 따른 ‘관숙비행’을 시행했다고 반박했다.

이렇게 기장의 조종 미숙에 대한 시비가 잦아들자, 이번에는 일부 언론들이 교관 역할을 맡았던 부기장이 이번에 교관으로서 ‘첫 비행’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교관도 초보였다’는 제목을 내걸었다. 이것은 중립적인 보도자세가 아니다. 결국 이번 사고의 주원인을 둘러싸고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 측과 앞으로 힘겨운 공방을 벌여야 하는 우리나라 항공사에 대하여 우리나라의 언론들이 지원 또는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하기는커녕 자해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한 방송국의 앵커는 “(사망자가 한국인이 아니어서) 우리 입장에서는 다행”이라는 발언을 하여 수많은 중국인들의 분노를 샀고, 일부 언론들은 사고 피해자나 유족들이 일부러 회피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을 끈질기게 쫓아다니며 인터뷰를 강요하고 있다.

자고로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고 했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사에 말을 신중하게 해야 한다. 특히 사안이 중대하고 민감할수록 말을 아끼는 법을 배워야 한다. “말이 많으면 허물을 면하기 어려우나 그 입술을 제어하는 자는 지혜가 있느니라.”(잠 10:19) 우리의 말이 항상 시의적절하도록 기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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