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사회]일반에 공개돼 온 등록문화재 제308호 ‘가마오름 동굴진지’ 출입이 통제된다.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이 판 가마오름 동굴진지 2㎞ 가운데 그동안 일반에 공개돼 온 부분은 길이 200m(너비 1.8m, 높이 2m 안팎)에 이른다.
제주도와 문화재청은 제주전쟁역사평화박물관으로부터 매입한 가마오름 동굴진지와 인접토지 등 5필지 2만8416㎡에 대한 경계측량이 마무리되는 대로 경계선에 나무 울타리를 설치하고, 동굴진지 출입을 잠정폐쇄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이는 제주전쟁역사평화박물관 소유자인 이영근씨가 박물관 건물 6채·2111㎡와 부지 9914㎡를 22억4800만원에 매각키로 제주도·문화재청과 합의해 놓고 계속 매각을 거부하는데 따른 것이다.
문순영 제주도 문화정책과장은 “최종 매입을 완료한 뒤 7월쯤 전체 자산을 인수할 예정이었다”며 “그러나 이씨가 건물과 토지를 매각할 뜻이 없다고 판단해 박물관이 진지동굴을 사용할 수 없도록 출입을 금지키로 했다”고 말했다.
동굴진지 출입은 안전진단을 벌여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고, 안내소 등이 갖춰진 이후 가능할 전망이다.
이씨는 지난해 12월 동굴진지를 포함한 제주전쟁역사평화박물관을 49억8400만원에 팔기로 제주도·문화재청과 합의,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라 문화재청은 지난 3월까지 27억3600만원을 들여 가마오름 동굴진지와 인접토지, 박물관 소장자료를 매입했다. 이어 제주도는 22억4800만원을 추경에서 확보, 이달말까지 박물관 건물과 부대시설을 사들여 매입작업을 완료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씨는 제주도에 문서를 보내 “3억1500만원을 투자해 박물관 화장실을 지었으나 감정가는 7500만원 밖에 나오지 않았다”며 매각을 거부해왔다.
2004년 개관한 제주전쟁역사평화박물관은 제주시 한경면 청수리 가마오름에 위치해 있으며, 일제 전쟁 유적을 중심으로 조성됐다. 1940년대 일제가 구축한 동굴형태의 군사진지(일본군 제58군 사령부 주둔)는 일제 당시 징용과 수탈의 역사적 증거로 남아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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