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아웃] 졸지에 LG 감독된 선동열…올스타 선정 이젠 바꿔보자

입력 2013-07-10 07:03 수정 2013-07-10 08:30

올해는 선동열 KIA 감독이 LG 감독을 맡게 됐다. 지난해는 류중일 삼성 감독이 롯데 감독이 됐었다. 한 팀에서 전 포지션 1위를 싹쓸이한 프로야구 올스타전 얘기다.

8일 발표된 2013 프로야구 올스타전 웨스턴리그(KIA·넥센·LG·한화·NC) 1위 투표는 LG 선수들이 11자리를 모두 가져갔다. 올스타전 스타팅멤버가 모두 한 팀 소속 선수들인 기형적인 모습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재현된 것이다.

올스타전 투표에 한 팀 소속 선수가 모든 자리에 1위에 오른 것을 두고 팬들이 비난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 골든글러브 투표와 달리 올스타전 투표는 속성상 인기투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충성도 높은 팬들을 보유한 팀은 그동안 쉽게 1위 투표자를 양산해왔다.

문제는 이같은 싹쓸이 투표가 가능한 제도상의 허점을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간과한 데 있다. 현재 올스타 팬 투표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1인 1일 1회 투표다. 그러나 인터넷과 KBO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에서 각각 투표할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 2회 참여할 수 있다. 올해 투표 기간은 28일이므로 열성적인 팬은 총 56표를 던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객관적으로 실력이 되지 않은 선수가 1위로 뽑혀 정작 당사자가 부끄러워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팬 투표는 현장 투표와 인터넷 투표로 나뉘어 진행된다. 인터넷 투표로는 72일 동안 한 사람이 25표까지 행사할 수 있다. 기간도 우리보다 배 이상 길고 1인 최대 투표수도 적기 때문에 한 팀에서 독식하는 경우는 아예 없다. 이에 비해 한국은 2011년부터 현장 투표제를 폐지했다.

팬 투표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일본처럼 감독과 선수들의 투표도 일정 비율 반영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프로배구처럼 특정팀 싹쓸이를 막기 위해 한 팀의 투표 선수를 제한하는 것도 생각해볼 만하다. 올스타전에 뽑힌 선수들이 더 이상 부끄러워하는 일은 없어져야 한다.

서완석 국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