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협회 곧 기성용 징계 논의

입력 2013-07-10 07:04 수정 2013-07-10 08:31

‘누가 그랬다. 풀잎에도 상처가 있고 꽃잎에도 상처가 있다고. 가끔은 이성과 냉정 사이 미숙한 감정이 터질 것 같아 가슴 조일 때도 있고 감추어둔 감성이 하찮은 갈등에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며 가쁜 숨을 쉬기도 한다. 특별한 조화의 완벽한 인생 화려한 미래 막연한 동경. 누가 그랬다.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 그저 덜 아픈 사람이 더 아픈 사람을 안아주는 거다.’

이석희의 시집 ‘삶도 사랑도 물들어 가는 것’에서 ‘누가 그랬다’라는 제목의 시다. 기성용(24·스완지시티)은 이 시를 8일 ‘최강희 감독 조롱 논란’에 휘말린 비밀 페이스북에 올렸다. 기성용은 자신의 심경이나 의견을 배제했지만 최 감독에게 사과까지 한 이후 민감한 시기에 올린 글이기에 팬들의 눈길이 쏠렸다.

네티즌들은 ‘미숙한 감정’, ‘상처 없는 사람은 없다’ 등의 문구로 자신의 입장을 간접적으로 전한 기성용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기성용이) 너무 경솔하다’, ‘자기가 잘못해 놓고 또 국민들을 가르치려든다’ 등의 비판적인 의견이 쏟아졌다. 네티즌들 사이에 반감이 확산되자 기성용은 9일 새벽 논란의 빌미가 된 비밀 페이스북의 계정을 삭제했다.

대한축구협회는 9일 국가대표 총괄 담당인 허정무 부회장이 2013 국제축구연맹 20세 이하 월드컵 대표팀과 함께 귀국함에 따라 조만간 부회장단 회의를 통해 징계 여부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는 기성용의 SNS 글이 자체 징계규정과 대표팀 운영규정을 위반한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기성용이 징계를 받게 되면 국가대표축구단 운영규정 중 ‘유형별 징계기준’ 3번 유형(명예실추 행위)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규정은 협회, 축구단체, 국가대표팀 또는 축구인의 명예 실추에 적용되며 징계 대상 선수에게 최하 출전정지 1년에서 최대 제명까지 조치가 가능하다. 한편 기성용의 아내 한혜진도 지난 8일 자신의 미니홈피를 잠정폐쇄했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