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착륙 사고] 16초전 속도·고도 급격 저하→ 8초전 착륙 포기 상승 시도

입력 2013-07-09 18:34 수정 2013-07-09 22:59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착륙하다 활주로에 부딪히는 사고를 낸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는 공항에 접근할 때까지만 해도 모든 것이 평상시나 다름없었다.

8일(현지시간)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 데버러 허스먼 위원장이 발표한 비행기록 등에 대한 1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고기의 착륙을 위한 비행은 아주 정상적이었다. 시계는 10마일(16㎞) 안팎이었고 바람은 시속 13㎞의 약한 남서풍이 불고 있었다. 관제탑과 조종사의 교신 내용에서도 어떤 문제나 주문이 없는 지극히 정상적인 상황으로 파악됐다.

충돌 82초 전 사고기는 고도 1600피트(488m) 상공에서 자동항법장치를 끄고 착륙을 위한 수동조종으로 전환했다. 충돌 54초 전에는 고도 1000피트(305m), 속도 149노트(시속 275.2㎞)였다.

충돌 34초 전까지만 해도 사고 항공기는 착륙 시 권장 속도인 137노트(시속 258㎞)와 거의 차이가 없는 시속 247.8㎞로 활주로에 접근하고 있었으나 그후 속도가 너무 빨리 낮아졌다. 충돌 16초 전에는 고도 200피트(61m), 속도 118노트(시속 218.9㎞)로 착륙 시 권장 속도보다 현저히 느려졌다. 결국 착륙 약 8초 전부터 조종사는 착륙을 포기하고 복항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1초 뒤 속도를 높이라는 외침이 들렸다. 충돌하기 4초 전 비행기가 추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걸 조종사에게 알려주는 ‘스틱 셰이커(조종간 진동) 경보’가 나왔다.

충돌 3초 전 속도는 103노트(시속 191.5㎞)로, 사고 항공기의 비행 데이터 기록기 상 최저 속도를 기록했다. 충돌 1.5초 전에는 조종사가 기수를 다시 올려 복항을 재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충돌 순간에는 속도 106노트(시속 196.3㎞)로 규정 속도보다 25%나 낮았다. 사고기 꼬리 부분이 활주로가 시작되는 지점 앞 방파제에 충돌했고, 관제탑이 비상사태를 알리면서 구급차와 소방차가 출동했다.

샌프란시스코=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