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대래 “시장독점이 대형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

입력 2013-07-09 18:20


노대래(사진) 공정거래위원장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대기업의 시장독점이 대형사고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최근 경제민주화 논란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오랜 기간 독점적 지위를 가진 대기업들의 무사안일주의에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노 위원장은 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앞으로 원인 규명 절차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아시아나항공의 참사는 우리의 위험관리에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최근 일어난 제철공장 화재, 원전 불량품, 불산 유출 등 한국의 내로라하는 간판기업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니 뭔가 불안하게 느껴진다”며 “효율경쟁이 안전투자 소홀을 초래한 것인지, 아니면 장기독점이 방심으로 흐른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대기업이 시장을 장악하는 잘못된 구조, 지나친 효율경쟁이 안전불감증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어 노 위원장은 과거 외국인들이 한국의 안전의식을 낮게 평가한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1996년 독일의 한 교수를 한국으로 초청할 때 그가 우리 국적 항공사를 이용하려 하지 않았다”며 “그 후 우리 항공사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안전도 평가에서 매년 1위를 차지했고 기내 서비스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렸다”고 회상했다.

노 위원장은 “안전관리는 기업의 핵심 경쟁요소”라며 “세계 톱에 다가갈수록 한 치의 오점도 남겨서는 안 된다. 이번 사태를 교훈 삼아 이완된 마음을 재차 다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노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지난달 국회 경제정책포럼 강연에서 “경제민주화는 기업 윤리의 문제”라고 지적한 것과도 맥을 같이한다. 당시 그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제대로 된 성장”이라며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업윤리의 확립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