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하반기엔 상승” 낙관론… 코스피 반등
입력 2013-07-09 18:06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부터 삼성전자의 추락까지 안팎의 악재에 몸살을 앓던 코스피지수를 두고 오랜만에 낙관적인 전망이 제시됐다. NH농협증권이 “하반기 코스피지수가 2100포인트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이 증권사는 그간 시장에서 소외되던 대형주에 대해 다시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9일 한국거래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하반기에는 풍부한 유동성 자금이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며 “코스피지수는 2100포인트를 터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 한국 증시를 침체에 빠뜨린 대형 자산운용사 뱅가드 펀드의 매도, 대북 리스크, 엔저 효과 등의 악재가 걷혔다는 게 이러한 전망의 근거였다. 조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선진국의 부동산 시장 활성화, 증시 상승에 따른 경기 회복이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채권금리가 급등해 채권시장의 투자매력이 감소한다는 점도 주식시장의 호황을 전망하는 요인이 됐다. 안전자산인 채권시장에 쏠릴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조 연구원은 “양적완화 출구전략 우려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되면서 자금 흐름이 변화하고 있다”며 “채권시장의 매력 감소에 따라 자금이 원자재 등 위험 자산으로 이동하는 등 풍부한 유동성이 형성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증권은 “대형주 중심의 접근이 필요하다”는 말로 하반기 전략을 제시했다. 현재 뱅가드 펀드의 매도로 외국인들의 중소형주 보유 비중은 2011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8.1%, 대형주 보유 비중은 2010년 이후 최저 수준인 91.9%로 집계됐다. 조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은 앞으로 실적이 불확실한 중소형주보다 대형주에 대해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이 시장의 주도주 역할을 하고 경기소비재 업종이 시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증권사의 낙관적인 전망대로 이날 코스피지수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보다 13.05포인트(0.74%) 오른 1830.35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미국 기업의 2분기 실적 기대감에 상승 마감한 뉴욕증시의 영향을 받아 개장부터 상승세였다. 개인과 외국인이 매도세를 보였지만 기관과 프로그램 매매에서 매수 우위가 나타났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