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창 리코노믹스는 주룽지 개혁정책과 닮은꼴

입력 2013-07-09 17:54

“경기 부양책을 내놓지 않고 조정과 구조개혁 등 단기 고통을 감내하면서 중장기적인 안정 성장을 추구한다.”

최근 미국발 양적완화 출구전략 여파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조이기 등을 통해 개혁을 밀어붙이고 있는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의 경제정책 기조 ‘리코노믹스(Likonomics)’를 한마디로 요약한 표현이다.

그런데 이 리코노믹스가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의 개혁 드라이브와 일맥상통한다고 중국경제주간(中國經濟周刊)이 9일 분석했다.

이 신문은 리 총리가 ‘개혁이 중국 최대의 보너스’라는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 시진핑(習近平) 정부 들어 3개월여 동안 경제를 총괄하면서 경제성장 속도 둔화에도 불구하고 부양 조치에 대한 압력을 뿌리치고 개혁을 추구하고 있는 점이 이런 관측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주 전 총리는 1998∼2003년 총리를 지내면서 국유기업, 금융기구, 정부기구의 3대 개혁을 강력히 추진하며 중국의 변혁을 꾀했던 인물이다.

상하이 시장이던 그는 91년 상하이를 방문한 덩샤오핑(鄧小平)에게 개혁 구상을 보고한 뒤 ‘경제를 아는 인물’이라는 평가 속에 국무원 부총리로 기용됐으며 93년부터 본격적인 경제개혁에 착수했다.

그는 기업제도, 재무제도, 금융과 투자시스템, 부동산제도, 물가체제 등 많은 분야에 걸쳐 거침없는 개혁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그는 중국에 시장경제를 도입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리 총리와 주 전 총리가 과도한 투자가 이뤄진 경제체제 아래서 모순과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가운데 단기 고통을 감수하고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 다만 리 총리가 맞고 있는 시대적 환경은 이미 많은 변화가 이뤄진 상태라는 점이 주 전 총리 시절과 다른 점이다.

관칭여우(管淸友) 민셩(民生)증권연구원 부원장은 “현재는 외부 환경이 훨씬 복잡하고 이전의 개혁 약발이 사라지고 새로운 개혁이 필요한 때”라며 “사회계층의 이해관계도 다양하고 경제모델 전환 임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구성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