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김상임] 내 삶에 여백을 만들자
입력 2013-07-09 17:37
지난주 모 협회에서 주관한 ‘100세 프로젝트 Well Aging School’에서 주부 대상으로 ‘나 자신을 찾는 여행’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했다. 먼저 참석자들에게 나무, 바위, 도라지, 도기 등 사물을 그려 자신을 소개하도록 했다.
이어서 그동안 살아오면서 자부심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지, 지금의 나를 만든 강점은 무엇인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터놓고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상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서로를 인정하는 가운데 모두가 가슴 벅찬 환희를 맛봤다. “내가 이렇게 멋진 강점을 가진 사람인줄 모르고 살아왔다. 나를 다시금 찾은 느낌이다. 앞으로 뭐든지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말하는 이들의 얼굴에 기쁨이 가득했다.
10년 후 자신이 원하는 삶을 그리라고 하자 원예사, 웃음치료사, 가족음악단, 작은 정원에서 푸성귀를 가꾸는 할머니 농부의 모습까지 다양했다. 그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행복이 넘치고 미래가 마치 현실처럼 다가왔다.
교육이 끝날 무렵에 한 분이 “그동안 참기만 했다. 슬픔, 분노, 화 등을 온몸에 꽁꽁 숨겨 놓으려고만 했다. 나도 모르게 갑갑한 생활을 해온 것 같다. 오늘 가슴속에 큰 짐을 하나하나 꺼내 놓고 보니 가슴이 후련하다. 새로운 활력소를 찾아 힘이 난다. 앞으로 멋진 미래가 펼쳐질 것 같다”며 기뻐했다.
교육생들의 발표 내용을 들으면서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일분이라도 스마트폰이 없으면 좌불안석인 나, 일정이 꽉 차 있지 않으면 허전한 나, 끊임없이 입력하고 출력은 하지 않는 나, 용량이 초과되어도 한참 초과된 삶을 살고 있는 내가 보였다. 그날 강의는 내게도 여백이 있는 삶을 살아보고자 굳게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다.
주말에 안산 둘레 길을 걸었다. 몸에서 독소를 빼는 체조도 했다. 입을 벌리고 손을 최대한 뻗어 기지개를 한 뒤 주먹으로 가슴을 툭툭 치다가 손뼉을 치면서 숨을 크게 내 쉬는 운동이다. 맨발로 걷기도 했는데 자연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었다. 여유로운 시간을 가지며 심신을 누르고 있던 짐을 덜어냈다. 그러면서 나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았다. ‘오늘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지금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내가 궁극적으로 이루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큰 울림을 느꼈다. 가끔은 나를 비우고 나를 찾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 삶에 여백이 있어야 뭐든 받아들일 수 있고,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김상임(기업전문코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