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착륙 사고] “울먹이며 헌신적 구조… 그녀들이 진정한 영웅”

입력 2013-07-08 18:27 수정 2013-07-09 01:04

6일 오전(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국제공항. 아시아나항공 보잉 777기 사고 직후 승무원들은 모두 헌신적이었다. 유태식(42) 사무장, 이윤혜(40·여) 사무장, 이진희(32·여) 부사무장, 김지연(30·여) 선임승무원, 한우리(29·여) 선임승무원 등 5명이 주인공들이다. 이윤혜 사무장의 지휘 하에 승무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김지연 선임승무원은 자신의 몸집만한 학생 한 명을 등에 업고 혼신의 힘을 다해 뛰었다. 500m 이상을 뛴 후에야 여승무원은 뒤를 돌아봤다. 비행기는 뒷부분이 떨어져나간 채 화염에 휩싸여 있었다. 다리를 심하게 다친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을 구한 것이다.



이윤혜 사무장은 “후배(김지연) 승무원이 아이를 안고 뛰었다. 뛰고 와서 보니 자기가 서비스했던 손님이 애가 없어져 울고 있었다. 그런데 안고 뛰었던 애가 바로 그 손님 애였다. 잘 탈출한 상황을 확인하고 후배와 손님이 같이 울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기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언론 인터뷰에서 “연약한 여승무원이 자신의 키만한 어린이를 등에 업고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대피시키는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8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사고가 난 아시아나 항공기 OZ 214편에 탑승했던 승무원은 태국인 2명을 포함한 12명이었다. 사고 당시 기체 뒤편에 근무하던 7명의 승무원은 착륙할 때의 충격으로 부상당한 상태였다. 기체 왼쪽에서 근무했던 나머지 5명의 승무원은 탑승객 300여명의 안전한 탈출을 위해 초인적인 능력을 발휘했다. 이들은 다른 승객들과 함께 승객들을 부상자부터 차례로 비행기 밖으로 탈출시켰고 부상당한 동료 7명을 대피시킨 다음 맨 마지막으로 기내에서 나왔다. 307명이 탑승한 항공기가 불에 타 완전히 파손된 대형 사고였지만 이들의 노력 덕분에 사망자를 2명으로 줄일 수 있었다.

5명의 승무원의 활약에 대해 샌프란시스코의 소방국장은 ‘영웅’으로 칭하며 찬사를 보냈다.



아시아나항공 측은 “부상자들을 먼저 탈출시킨 다음에 일반 손님들을 탈출시키는 등 협조 승객과 승무원들이 혼연일체가 돼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면서 “승무원들은 평소 안전교육을 통해 받은 훈련 내용대로 침착하게 대응했고 이에 승객과 승무원 전원이 질서정연하게 탈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는 신입승무원이 의무적으로 받는 입사 초기 안전훈련 179시간에는 비상탈출훈련 22시간이 포함돼 있다.



한편 승무원 가운데 한국인 4명, 태국인 2명이 현지 병원에 입원했으며, 이 중 중상자는 2명으로 특히 태국인 승무원 1명은 머리를 심하게 다쳐 중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