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착륙 사고] “샌프란시스코 공항 활주로 좁아 착륙 애로”
입력 2013-07-08 18:18
6일(현지시간) 아시아나항공 보잉 777 여객기 착륙 사고가 일어났던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의 활주로는 다른 국제공항들의 넓은 활주로에 비해 착륙이 까다로운 상태였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우선 바다 쪽으로 길게 불쑥 튀어나온 활주로부터가 조종사들에겐 신경 쓰이는 형태를 하고 있다. 거기다 이 공항에 착륙했던 경험이 있는 비행기 조종사들의 말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가 착륙 시 이용한 28번 활주로의 계기착륙장치(ILS)는 지난 6월부터 작동되지 않았다. ILS는 활주로 인근에 설치된 송신기와 항공기에 설치된 수신기 간 전파 신호를 주고받는 방법으로 항공기가 일정한 경로를 따라 정확하게 착륙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치다. 항공기는 송신기들로부터 신호를 받으면서 너무 높이 날거나 낮게 날거나, 너무 가까이 날거나 오른쪽으로 치우치거나 하는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 데버라 허스먼 위원장은 미 CB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ILS 시스템을 작동케 하는) 자동착륙유도장치(glide slope)가 6∼8월 사이 꺼져 있을 것이라는 사실이 조종사들에게 통보됐다”고 말했다. 그는 ILS의 부재가 사고에 영향을 미쳤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게다가 공항 내 숙박시설 공사 때문에 활주로 시작 지점도 지난달부터 300피트(91.44m) 정도 서쪽으로 이동한 상태였다. 28번 활주로는 비행기가 동쪽에서 들어오는 구조다. 조종사로서는 좀 더 가까운 지점에서 활주로가 시작될 것을 예견하고 들어왔다가 당황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양진영 기자 hans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