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착륙 사고] 정부 조사단, 조종사 면담… 美NTSB와 공동조사 착수

입력 2013-07-08 18:11 수정 2013-07-09 01:06

아시아나 항공기 미국 샌프란시스코 착륙 사고 조사를 위해 파견된 정부 조사단이 조종사를 면담하는 등 본격 조사에 착수했다.

국토교통부 최정호 항공안전정책실장은 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조사단이 조종사 4명을 면담 조사했다”고 밝혔다. 조사는 7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이뤄졌고, 우리 조사단이 단독으로 조종사를 면담했다. 8일에는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와 공동 면담을 실시한다.

면담 조사는 착륙 당시 기장인 이강국 조종사와 부기장인 이정민 조종사 등 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강국 조종사는 기종 전환을 위한 일종의 훈련인 ‘관숙비행’ 중이었고, 이정민 조종사는 교관 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이강국 조종사의 B777 비행시간이 43시간에 불과하고 이정민 조종사도 교관으로서의 비행은 처음이었다. 이정민 조종사는 교관 자격을 불과 3주 전인 지난달 15일 딴 것으로 드러났다. 아시아나항공은 “교관 경력이 짧지만 49세의 베테랑 조종사여서 능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관숙비행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절차”라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지금은 사고 원인의 무게를 어느 한쪽에 두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 실장은 “미국 측의 블랙박스 예비 해독을 통한 객관적 데이터만 있는 상황”이라며 “사고 원인을 조종사 실수나 기체 결함으로 단정 지어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현지에 파견된 정부 조사단 6명은 이날 오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항공기 최초 접촉 지점과 잔해분포 상태, 기체 파손 상황 등에 대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해안 방파제 턱에 항공기 꼬리 부분이 충돌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했다. 조사단은 1주일 이상 현장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사고가 난 28번 활주로는 조사가 종료될 때까지 폐쇄된다.

조사단은 아울러 미국 NTSB 측과 협의를 통해 조사팀 구성에 합의했다. 운항, 엔진, 기체, 블랙박스, 조종사, 관제 등 분야별로 공동 조사팀을 꾸려 8일부터 심층조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NTSB의 워싱턴DC 사무소에서 보관하고 있는 사고 항공기 블랙박스 해독에는 우리 측 조사관 2명이 동참한다. 이들은 한국 시간으로 9일 출국한다.

한편 국토부는 국내 8개 항공사에 안전감독관 16명을 보내 사고가 난 항공기와 같은 B777 기종의 엔진, 착륙장치 등을 특별 점검한다고 밝혔다.

세종=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