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stock] 대장주 삼성전자 실적 우려에 3%대 급락
입력 2013-07-08 17:57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5일에 2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뒤 3.8% 떨어졌던 주가는 주말이 지난 8일에도 3%가 넘는 하락 폭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의 기업가치에 비해 주가 하락 수준이 과도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급반등 추세로 돌아서는 것도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만1000원(3.24%) 빠진 122만6000원으로 마감했다. 고점이었던 158만4000원(1월 3일)과 비교하면 20% 이상 추락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120만원선이 깨지기도 했다.
2분기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지만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했고, 다가올 3분기의 실적이 불투명하다는 점이 급락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달에 삼성전자 실적 전망을 냉정하게 평가한 외국계 증권사 JP모건이 다시 실적에 의구심을 표시하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내던지고 있다. 이날도 외국계 증권사인 모건스탠리를 통해 이뤄진 매도 주문이 가장 많았다.
그동안 외국계에 맞서 삼성전자를 비호하던 국내 금융투자업계도 시각을 달리 하기 시작했다. 동양증권은 실적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며 목표 주가를 종전 200만원에서 170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박현 동양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상승동력 측면이 부정적이기 때문에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단기간에 기조적인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이엠투자증권도 상황에 따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홍성호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엔드시장 둔화, 평균판매단가 하락 등은 구조적 문제일 가능성이 있어 삼성전자의 펀더멘털에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홍 연구원은 “3분기에는 애플 및 2위권 업체의 신제품 출시 등으로 주가 반등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애플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지난해 9월 중순까지 주가가 700달러를 웃돌았지만 아이폰5 출시 이후 내림세를 탔다. 지난 4월에 주가가 40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모습도 보였다.
대장주의 하락흐름에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46포인트(0.90%) 내린 1816.85로 미끄러졌다. 외국인은 삼성전자가 속한 IT 업종을 중심으로 2000억원을 넘게 순매도했다.
이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