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암 환자 41%, 암 극복 위한 건강식품 섭취 중
입력 2013-07-08 17:58
우리나라 소화기암 환자 10명 중 4명(41%)은 암 극복을 위한 보조수단으로 건강식품을 섭취하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들 중 약 7명(69%)은 근거도 없는 비공인 민간요법까지 동시에 사용하고 있었다.
대한소화기암학회는 한국임상영양학회와 함께 세브란스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한 전국 8개 대학병원에서 소화기암(위·식도암, 대장·직장암, 간·담도·췌장암)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331명을 대상으로 건강식품 섭취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드러났다고 8일 밝혔다.
조사결과 국내 소화기암 환자들이 주로 섭취하는 건강식품은 종합비타민(35.8%), 홍삼(26.3%), 오메가-3(23.4%), 비타민C, 버섯류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공인한 건강식품 외에 과학적 근거가 희박한 생약을 동시에 섭취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비율은 무려 69%에 달했다. 이들이 민간요법으로 애용하는 생약은 개똥쑥, 겨우살이, 꾸지뽕, 민들레 등의 순서로 조사됐다.
이들은 건강보조식품 등을 섭취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절반 이상(60%)이 ‘암 치료와 병행 시 상승효과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비공인 생약을 건강식품과 같이 섭취하는 환자들과 그렇지 않은 환자들의 연령대, 학력, 결혼상태 등 사회경제적 특성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이들은 또한 소위 ‘항암식품’을 선택할 때 가족이나 이웃 등 비전문가와 상의하는 경우가 39.4%로 의사, 간호사, 영양사 등 전문가(13.8%)와 상의하는 경우보다 훨씬 더 많았다. 그 이유로는 의료진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거나(63%), 의료진이 병원 치료 이외의 방법을 싫어할 것 같아서(37%)라고 각각 대답했다.
대한소화기암학회 송시영(세브란스병원 내과 교수·사진) 이사장은 “암 극복에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는 과정에서 비전문가와 상의하게 되면 장사치들의 허위·과장 광고나 잘못된 정보에 속아 치료에 도움이 안 되는 행위를 할 우려가 있다”며 “암 강좌 등 교육을 통해 환자들을 바른 길로 인도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