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먹고 바르는 약으로 조기 치료… 중증탈모는 모발이식 등 필요
입력 2013-07-08 17:57
‘모발이식’ 치료가 크게 활기를 띠고 있다. 최근 들어 탈모클리닉에 이어 모발이식클리닉을 개설·운영하는 피부과와 성형외과가 급증하고 있다. 그만큼 탈모증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심지어 두피 마사지나 약물만으로 얼마든지 치료 가능한 초기 탈모 환자나 원형탈모증 환자들까지 원상태를 빨리 회복하고 싶은 마음에 모발이식 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까지 있을 정도. 탈모 및 모발이식클리닉을 운영하는 신사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8일 “모발이식은 모든 탈모증 치료에 적용이 가능한 치료법이 아니다”며 “탈모 치료도 머리가 어떻게 빠지고 있는지 그 유형과 진행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고를 때 효과가 배가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모낭 살아 있는 탈모, 초기엔 먹고 바르는 약으로=특별한 이유 없이 탈모 현상이 계속 일어나 앞머리 선이 변형되기 시작하면 ‘불치의 집안 내력’으로 여겨 초기 치료를 소홀히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탈모뿐 아니라 유전적으로 타고난 탈모라도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탈모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의학은 이미 머리가 빠진 곳에서도 머리가 다시 자라나게 하는 길을 터놓고 있다.
임 원장은 “탈모 초기에는 머리가 하루 100개 이상 우수수 빠지긴 해도 두피가 훤하게 보일 정도는 아니어서 먹는 약 프로페시아 또는 판토가, 바르는 약 미녹시딜제제를 병용하는 정도로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페시아는 이마 부위가 M자형으로 벗겨지는 남성형 탈모, 판토가는 정수리 부위 머리숱이 눈에 띄게 적어지는 여성형 탈모증에 각각 쓰이는 경구용(먹는) 약물이다. 일단 비용이 다른 치료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데다 가늘어진 머리카락을 굵게 하고 더 이상 빠지는 것을 방지하는 등 탈모예방 효과가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단, 이 치료는 탈모 초기 모낭이 살아있는 상태에서만 적용이 가능하다. 흔히 탈모가 걱정이라면 미루지 말고 가능한 한 초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고 피부과 의사들이 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모낭이 이미 소멸된 이후엔 어떤 약물도 더 이상 듣지 않게 된다.
◇원형탈모와 중증 탈모는 주사요법과 모발이식술로=이마 부위가 M자형으로 벗겨지거나 정수리 부위 머리숱이 없어지는 전형적인 탈모증은 부모로부터 물려받아 타고난 소질, 즉 유전적 원인으로 생기는 게 대부분이다.
반면 특정 부위 머리가 동전만한 크기로 빠지는 원형탈모증은 이런 소질과 관계없이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았을 때 주로 발생한다. 이 탈모증이 머리 전체, 나아가 온몸으로 심하게 번지는 경우는 면역이상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될 뿐 아직 정확한 이유를 모른다.
원형탈모증은 다행히 별다른 치료를 하지 않아도 대부분 3∼6개월 내 자연히 낫는다. 머리 전체 또는 온몸으로 번지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 그러나 극히 일부나마 더 커지고 확산될 우려가 없지 않으므로 원형탈모증이 발견되면 일단 탈모클리닉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함께 약물치료를 시작하고 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임 원장은 조언했다.
치료 효과는 원형탈모반(동그랗게 머리가 빠진 부분)의 크기가 작고 숫자도 적을수록 좋다. 탈모 부위에 스테로이드 주사를 놓거나 미녹시딜제제를 바르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탈모반이 크고 여러 개인 경우, 탈모반이 옆머리나 뒤통수의 가장자리에 뱀 모양으로 형성되는 경우, 머리와 몸 전체로 퍼진 경우에는 치료가 쉽지 않다. 이때는 바르는 약 외에도 경우에 따라 면역요법, 스테로이드 주사요법, 근육 주사 등이 필요하다.
한편, 모발이식은 탈모 증상이 심하고 남아있는 모낭이 별로 없다고 여겨질 때 효과적으로 머리카락을 되찾는 시술이다. 머리카락이 풍부한 뒤통수 쪽의 자기 모발을 채취해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방법이다. 이식 후 6개월 정도 지나면 모근이 되살아나, 새 머리카락을 기르게 된다.
임 원장은 “한 번 이사를 와서 새로 정착하게 된 모근과 머리카락은 뒤통수 쪽 본가의 머리카락과 같은 성질을 가져 계속 자라게 되므로 또 다시 대머리가 될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