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PC주사, 항암제 독성도 약화시켜

입력 2013-07-08 18:44


체지방 분해 및 비만치료용 주사제로 널리 사용돼 온 ‘포스타티딜 콜린(PPC)’이 항암 화학요법 시행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겪는 각종 항암제의 독성을 약화시키는 효과도 발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앙대 의대 약리학교실 정지훈(사진) 교수팀은 쥐실험 결과 PPC가 항암제 ‘시스플라틴’에 의한 신장(콩팥) 손상을 막는 효과를 나타냈다고 8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음식과 독성학(Food and Chemical Toxicology)’ 5월호에 게재됐다. PPC가 시스플라틴의 신장 독성을 약화시켜 생체 보호 효과를 나타낸다는 사실이 밝혀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PPC는 우리가 일생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대두(大豆·콩)에 많이 들어있다.

시스플라틴은 항암 화학요법 시행 때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항암제다. 하지만 콩팥 기능을 떨어트리는 부작용이 심해 사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 약의 신장 독성은 산화스트레스 때문에 발생한다. 쥐 실험 결과 PPC는 산화스트레스 발생을 억제하는 데 뚜렷한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 교수팀은 다 자란 실험쥐들을 총 6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1그룹을 대조군으로 하고, 2그룹은 PPC만, 3그룹은 독성 유발 수준의 시스플라틴만, 4∼6그룹은 같은 양의 시스플라틴과 PPC를 용량 별로 각각 3회씩 투여한 뒤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비교 관찰했다. 그 결과 시스플라틴만 단독 투여한 그룹은 투약 6일 후부터 혈청 BUN 등 신장 독성지표가 눈에 띄게 높아졌다. 반면에 시스플라틴과 PPC를 병용 투약한 그룹의 쥐들은 신장 손상 정도를 보여주는 독성지표가 크게 감소됐다. 항암작용을 하는 각종 항산화효소도 PPC 병용 투여 그룹에서만 유독 활성화된 것으로 측정됐다.

정 교수는 이에 대해 “PPC가 항산화효소의 활성도를 높여 시스플라틴에 의한 산화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효과를 발휘한 덕분으로 여겨진다”며 “앞으로 PPC가 기존 항암제의 부작용을 완화시키는 보조제로 새로이 각광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