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착륙 사고] 이번에도… 이·착륙 ‘魔의 11분’ 못피했다

입력 2013-07-07 22:25

이번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도 ‘마(魔)의 11분’을 피하지 못했다.

항공기 조종사들 사이에선 이륙 후 3분과 착륙 전 8분을 더한 ‘마의 11분’을 조심하라는 말이 안전수칙 이상으로 여겨진다.

샌프란시스코공항에 착륙하던 아시아나항공 보잉777 여객기가 활주로에 충돌한 시간은 현지시간으로 7일 오전 11시27분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해당 여객기의 도착 예정시간은 오전 11시35분이라고 밝혔다. 시간을 계산해 보면 이번 사고도 착륙 예정시간을 8분 앞둔 ‘마의 11분’대에 발생한 것이다.

항공업계 분석 결과 역대 항공사고 중 70∼80%가 ‘마의 11분’대인 이륙 후 3분 내, 착륙 전 8분 내에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AP통신도 이번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처럼 민간 항공기가 공항에 접근하거나 착륙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착륙 8분 전에는 비행기 출력을 비행능력 이하로 떨어뜨리기 때문에 위기상황이 갑작스럽게 발생하더라도 기수를 높이는 데 한계가 있어 사고가 잦다고 설명했다.

이륙할 때도 사고 발생 가능성이 크다. 항공기는 이륙할 때 최대한 힘을 내야 하기 때문에 이륙 후 3분 내에 기체 결함이나 위험 상황을 발견하더라도 운항을 중단하기 어렵다.

인명 피해를 야기한 국내외 항공 사고를 분석해 보면 이륙 직후보다 착륙 직전 발생한 사고가 더 많다. 착륙 시 발생한 대표적인 사고로는 2007년 7월 브라질 탐 항공의 에어버스 A320기가 브라질 콩고냐스 공항에 착륙하다 화물터미널과 충돌해 199명이 숨진 사건이 꼽힌다. 1993년 7월 아시아나항공 보잉737-500 여객기가 전남 해남 운거산에 추락해 66명이 숨지고 44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사고도 목포공항 착륙 직전에 발생했다.

이륙 시 발생한 사고로는 1999년 4월 대한항공 MD-11기 여객기가 중국 상하이공항 이륙 직후 추락해 8명이 사망하고 41명 다쳤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이착륙 때는 긴급 위험 상황이 발견돼도 대처가 쉽지 않아 조종사들도 가장 긴장한다”고 설명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