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변화로 7승… 무르익는 ‘류현진의 약속’
입력 2013-07-07 19:22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26·LA다저스)에게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벽’이었다. 세 차례 선발 등판했으나 승리 없이 2패만을 떠안았다. 류현진은 지난 6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AT&T 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전에 선발 등판해 네 번째 대결을 벌였다. 결과는 6⅔이닝 4피안타 3볼넷 2실점. 3전4기 만에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승리를 따낸 류현진은 시즌 7승 고지에 올랐다. 이날 류현진은 지난 경기와는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날 경기 전 다저스 투수코치와 포수 A.J 엘리스는 류현진에게 “샌프란시스코를 네 번째 상대하는 것인 만큼 직접 분석해 보라”고 했다. 한국프로야구를 경험한 8년차 중견급 투수인 류현진은 위기의 순간마다 직구를 던졌다. 막강 화력을 자랑하는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정면 승부를 건 것. 이날 류현진의 직구 구속은 145∼147㎞로 빠르지 않았지만 제구가 좋았다. 류현진은 107개의 투구를 했는데, 직구가 71개에 달했다. 다저스는 10대 2 대승을 거둬 류현진은 지난 5월 29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를 제물로 빅리그 첫 완봉승을 거두며 6승째를 장식한 이래 38일 만에 승수를 보탰다.
또 하나 눈길을 끈 것은 류현지의 바뀐 투구 폼이다. 이날 류현진은 주자가 없을 때도 빠른 슬라이드 스텝으로 공을 던졌다. 덕분에 빠른 투구 동작으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을 수 있었다. 류현진은 바뀐 투구 폼에 대해 “그냥 한번 투구 폼을 바꿔 봤다. 나쁘지 않았다”고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그러나 그냥 한번 바꿔 본 것이 아니라 치밀한 계산에 의한 것임에 분명하다. 류현진은 한국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불방망이를 휘두르는 다저스 타선은 2회초 곧바로 2점을 뽑아 2-1로 역전했고 3회에는 대거 6점을 뽑아 일찌감치 류현진의 손목과 어깨에 힘을 실어 줬다. 미국 언론도 류현진의 투구를 극찬했다. 특히 AP통신은 류현진이 3회 1사 2,3루에서 버스터 포지를 2루수 뜬공으로 요리한 뒤 7회 선두 브랜든 벨트에게 2루타를 맞을 때까지 11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해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고 보도했다.
전날 류현진을 앞세워 타선의 폭발 속에 완승을 거둔 다저스의 기세는 한 풀 꺾였다. 7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원정경기에서 4안타 빈공 끝에 2대 4로 패했다. 류현진은 11일 오전 10시40분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리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전반기 마지막 8승 도전에 나설 예정이다.
한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따르면 류현진과 추신수(31·신시내티 레즈)는 제84회 올스타전에 뛰지 못한다. 반면 일본인 출신 투수 다르빗슈 유(텍사스 레인저스)와 이와쿠마 히사시(시애틀 마리너스)가 나란히 아메리칸리그 올스타에 뽑혔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