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0∼11일 美·中 전략경제대화… 中, 사이버안보 반격 나서나
입력 2013-07-07 19:17
미국은 중국의 공세를 얼마나 막아낼까.
오는 10∼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제5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바라보는 시각은 에드워드 스노든 사태로 곤궁에 처한 미국이 중국의 파상공세를 얼마나 막아낼지 여부다.
2009년 7월 처음 열린 미·중 전략경제대화는 매년 두 차례 양국을 오가며 열리는 고위급 협의체로 외교와 재무장관 등이 참석한다. 미국에서는 존 케리 국무, 제이컵 루 재무 등이 참석하고 중국은 양제츠 외교담당 국무위원, 왕이 외교부장, 러우지웨이 재정부장 등이 나온다.
특히 이번부터 미국의 강력한 요청으로 사이버 안보 문제를 전담하는 팀까지 구성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직 중앙정보국(CIA) 직원이었던 스노든이 미국의 해킹과 도·감청 의혹을 폭로해 미국은 코너에 몰린 상황이다.
중국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자국을 ‘해킹 주범’으로 몰아붙였던 미국의 ‘위선’을 이번 기회를 통해 낱낱이 공개하겠다는 것이 중국의 생각이다. 실제로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전략경제대화에서 인터넷 관련 회의가 처음으로 열린다”며 “미국이 비난을 중단하고 대화와 협력을 통해 인터넷 공간의 안전을 추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일단 스노든이 홍콩을 떠나 러시아로 ‘도피’하게 된 과정에서 중국이 일정부분 역할을 했다는 것을 부각시키며 반격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이 사이버해킹과 관련해 이전과 같이 중국에 강력한 압박을 할 명분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회담 자체는 중국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전략경제대화는 사이버해킹 외에도 지난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제기된 자유무역과 클린에너지기술, 군사적 협력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한 후속대책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새로운 대국관계’를 형성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다만 전략경제대화가 말만 많고 성과가 없는 ‘말뿐인 잔치’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실제로 2010년 베이징에서 개최된 전략경제대화 이후 미 국무부는 26개 성과물 중 워싱턴 국립수목원에 중국 정원을 성공적으로 건축한다는 내용을 포함시켜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제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