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민주 의원들, 방학숙제 산더미
입력 2013-07-08 05:01
민주당 의원들에게 올해는 ‘힘든 여름’이 될 것 같다. 방학숙제가 산더미같이 쌓였기 때문이다. 그래도 의원들은 “고진감래(苦盡甘來·고통 끝에 낙이 온다)란 말이 있지 않느냐”며 “선생님(국민)이 칭찬만 해준다면야 뭐든 못하겠느냐”고 긍정적 반응도 적지 않다고 한다.
민주당은 8일 의원총회에서 국회가 쉬는 여름 기간에 의원들이 해야 할 일들을 발표한다. 통상 이 기간에는 의원들이 외국여행에 나서지만 민주당은 김한길 대표와 전병헌 원내대표가 민생을 돌보자며 외유금지령을 내린 상태다.
투 톱의 지시에 따라 당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원은 방학 과제물을 많이 만들어냈다. ‘을(乙) 살리기’ 관련한 현장방문, 국가정보원 개혁을 위한 장외 홍보활동, 상임위별 주요현안 관련 현장탐방, 장외 최고위원회의 등 민생현장에서 벌어지는 당 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것이다. 의원들에게 30곳 현장 중 참여 가능한 곳을 최대한 많이 적어내게 할 방침이다. 자발적으로 적어내는 것이지만
‘당 기여도’와 관련된 일이어서 지도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지도부는 특히 현장에서 들은 애로사항에 대해 입법으로 이어지게 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원 측 관계자는 7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일회성 현장봉사로 끝나는 게 아니라 민생탐방 내용을 추후 입법화하거나 10월 국정감사 때 문제점이 고쳐지도록 해야 하는 수준 높은 숙제”라고 설명했다. 지도부의 ‘숙제’에 불만도 있지만, 일부 의원들은 “그렇게 해서라도 국민 마음을 얻어 보자. 내가 잘할 만한 숙제가 뭐가 있느냐”며 먼저 문의해오는 등 모범생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