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착륙 사고] 불타는 비행기 실시간 생중계… 이번에도 SNS 위력
입력 2013-07-07 18:31 수정 2013-07-07 22:27
6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고는 탑승객과 목격자들의 증언 및 영상을 통해 온라인상에서 실시간 중계됐다. ‘1보’를 전한 건 이번에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였다.
사고기에 탑승했던 데이비드 은(David Eun) 삼성전자 오픈이노베이션센터 수석부사장은 낮 12시13분쯤 트위터에 ‘방금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불시착했다. 비행기 꼬리 부분이 뜯겨 나갔다. (승객은) 대부분 괜찮아 보인다’는 글과 함께 직접 찍은 비행기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여객기를 뒤로하고 승객들이 급박하게 탈출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그는 곧이어 ‘구조된 승객들과 불길이 주변에 있다. 이런 기분은 9·11테러 이후 처음’이란 글을 올렸다. 또 ‘터미널에 들어왔다’ ‘세관검사 구역을 지났다’ ‘무사히 공항을 빠져나가고 있다’는 식으로 현장 상황을 중계하기도 했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다른 비행기를 타려고 대기하던 구글의 마케팅 매니저 크리스타 세이든도 트위터에 ‘방금 한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하다 충돌했다. 사람들이 비상 슬라이드를 타고 빠져나가고 있다’고 사고 상황을 전했다.
다른 트위터 이용자(@PursuitofArete)는 공항 건물 내부에서 사고 현장을 찍어 트위터에 올렸다. 대형 유리창을 통해 사고 현장을 지켜보는 사람들 뒷모습은 트위터에서 계속 리트윗되며 화제를 모았다. 아버지가 탑승했다는 한 네티즌은 ‘아버지를 위해 기도해 달라. 지금 777기에 타고 있다’고 전한 뒤 한참 있다가 ‘아버지는 다행히 무사하다. 사람들은 공항에서 부상 여부를 검사받고 있다’며 아버지가 보낸 사진으로 현장 상황을 알렸다.
유튜브와 국내 포털 사이트 등에는 ‘아시아나 사고 영상’ 등의 키워드로 수백 건의 동영상이 올라왔다. 방송 뉴스와 현장 CCTV 영상은 물론 일반인들이 직접 찍은 영상도 많았다. 공항 대합실에서 탑승을 기다리던 승객이 찍은 것으로 보이는 한 영상에는 검은 연기를 내뿜는 사고기 모습이 담겼다. 촬영자는 중간에 “오 마이 갓”이라며 탄식을 내뱉었다.
활주로에서 일하던 직원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영상도 올라왔다. 멀리 떨어진 다른 비행기 옆에서 하던 일을 멈춘 그는 연기가 피어오르는 기체를 포착했다. 또 공중에서 찍은 듯한 영상에는 화재 진압 후 사고 기체 사이로 보이는 까맣게 탄 기내 모습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 셰릴 샌드버그는 사고기에 탑승할 예정이었으나 예약을 변경해 사고를 면했다. 샌드버그는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항공 마일리지를 사용하려고 다른 항공사로 바꿨다’면서 ‘우리가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도착하고 20분 뒤 사고가 났다’고 전했다. 샌드버그는 홍보이사 등 동료 3명과 방한했다가 미국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