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기 착륙 사고] “가벼운 부상 탑승객들, 중상자들에 병상 양보하려 퇴원”

입력 2013-07-07 18:10 수정 2013-07-07 23:59

아시아나 항공기 사고가 발생한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한인 사회는 사고기에 친지 등이 탑승했는지를 확인하느라 하루 종일 어수선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 총영사관과 아시아나 샌프란시스코 지점 등에는 탑승자 명단을 확인하려는 전화가 빗발쳤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오후부터 샌프란시스코뿐만 아니라 사고 소식을 듣고 미국 여러 지역에서 교민들의 문의 전화가 쏟아졌다”고 말했다. 미주 한인여성들의 포털사이트인 ‘미시유에스에이’에는 사고 발생 30분쯤 후에 ‘아시아나 추락? 긴급뉴스 보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곧 ‘추락이 아니라 착륙 중 꼬리가 땅에 닿았다네요’ 등의 댓글이 줄줄이 달리기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 인근 팰로앨토시에 거주하는 이모(49)씨는 “남편이 오늘 오기로 돼 있었는데 사고가 났다고 해서 깜짝 놀랐다”면서 “확인 결과 대한항공편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버지니아주 북부에 사는 주모(49)씨는 “CNN방송의 긴급뉴스를 보고 혹시나 해서 샌프란시스코 인근 오클랜드에 사는 형님께 전화해 안부와 상황을 물었다”고 말했다.

부상자들은 샌프란시스코 시내 10개 병원에 분산돼 치료를 받고 있다. 중상자 10여명이 후송된 샌프란시스코종합병원의 레이첼 케이건 대변인은 “주로 화상과 골절, 내상(內傷) 환자들”이라며 “경상을 입은 환자들은 심한 부상을 입은 환자들에게 병상을 내주기 위해 퇴원했다”고 밝혔다.

영사관 관계자는 “미국 병원은 사망자는 물론 부상자 신원도 본인이나 가족의 허락 없이 공개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치료 중 외부인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해 우리도 사망·부상자 파악이 어렵다”고 말했다.

사고 직후 공항과 부상자가 후송돼 있는 병원 등을 찾은 이정순 미주총련 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이 한국을 대표하는 항공사인데 사고가 나는 바람에 한국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배병우 특파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