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넘어 미래한국으로] 마르쿠스 드뢰게 목사 “獨 기독교인은 사회 문제에 책임감 강해”

입력 2013-07-07 18:11


“독일의 기독교인은 모두 사회 문제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식이 있다.”

독일 개신교를 대표하는 20인 노회장의 한 명인 마르쿠스 드뢰게(사진) 목사는 사회적 약자의 복지 문제 등을 거론하며 이같이 강조했다. 드뢰게 목사는 지난 3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독일 정부는 사회적 일을 하는 것을 의무로 생각하는데, 이를 디아코니(개신교)나 카리타스(천주교) 같은 교회 봉사단체에 위탁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정부가 교회에 복지를 위탁하고 점검하며 평가하는 사회복지 시스템을 사회복지국가(welfare state)로 규정했다.

그는 “기독교인들이 돈을 받지 않고 자원봉사로 (복지와 관련된) 일을 많이 한다”면서 “특히 18세 미만 청소년들에게 이런 의식이 강하다”고 소개했다. 또 “교회가 가장 신경쓰는 것 중 하나는 독일사회 내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뢰게 목사는 독일사회에 배어 있는 개개인의 소명의식도 강조했다. 그는 “종교개혁을 거치면서 독일 역사에서 기독교적 소명의식이 정말 중요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성스럽게 교회에만 출석하는 게 아니라 직업인으로서, 주부로서 각자 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것이 도덕과 윤리, 그리고 생활속에 깊이 박혀 있으며 기독교인은 모두 사회 문제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식이 있다”고 강조했다.

드뢰게 목사는 독일 통일 과정을 언급하면서 당시 동서독 교회의 교류가 통일운동이나 동독의 민주화운동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일 이전부터 동서독 교회들은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었다”면서 “이 관계속에서 동독 교인들은 시민의식을 지켜나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동독 교회는 동독 내 민주화운동 당시 시위 전 기도 모임을 통해 ‘절대 폭력 불가’를 강조해 베를린 장벽 붕괴 과정이 평화로울 수 있었다고 밝혔다.

드뢰게 목사는 “한국에서 오는 10월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가 열리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며 “전 세계 기독교인들이 하나 되는 상징적 행사로 치러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