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 “기대치 이하” 주가 3.8% 폭락

입력 2013-07-05 19:27 수정 2013-07-05 23:21

200만원을 향해 달리던 코스피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가 어느새 120만원 중반으로 밀려났다.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 발표됐지만, 눈높이가 높아진 시장이 실망하면서 4% 가까이 폭락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삼성전자가 상승세를 탈 만한 특별한 동력이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5만원(3.80%) 하락한 126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잠정 실적을 전년 동기보다 47.06%나 치솟은 9조5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라고 공시했지만 시장은 실망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공식 발표에 앞서 국내 26개 증권사가 전망한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은 매출 59조2212억원, 영업이익 10조1594억원이었다. 결과적으로 6000억원 이상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이었다. 지난달부터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지속된 데다 실적마저 예상치를 하회하다 보니 투자자들의 심리가 많이 약해져 주가하락을 부채질했다.

국내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에 대해 여전히 매수 의견이지만 52주 목표주가는 조금씩 내려잡는 분위기다. 210만원의 목표주가로 업계에서 삼성전자를 가장 높게 평가했던 우리투자증권은 지난달 5일 이 수치를 200만원으로 조정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10일까지 목표주가가 190만원이었지만 지난달 26일 175만원으로 깎았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달 25일 19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KTB투자증권은 지난달 26일 210만원에서 190만원으로 각각 목표주가를 수정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당분간 박스권에 머무를 것으로 보는 편이다. 추가 폭락 가능성은 낮지만 크게 오르지도 못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오태동 LIG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경쟁사 애플의 신제품이 10월쯤 출시되는 점 때문에 시장에서는 미리 삼성전자를 팔아야 한다는 심리도 있다”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하반기 125만∼145만원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