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실무회담] 외교적 고립 깨려는 北… 중·러 잇단 방문, 美에 유화 손짓
입력 2013-07-05 18:29
국제사회에서 고립된 북한의 대외 행보가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다. 장거리 로켓(미사일), 3차 핵실험 등으로 한·미·일 3국은 물론 중국으로부터도 압박받는 현실 타개용 행보다.
◇꾸준한 북한의 대외 행보=북한은 우선 남북관계와 관련해 남측과의 대결적 구도 대신 대화를 꾸준히 유도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남북당국회담 무산에도 불구하고 최근 개성공단을 매개로 한 회담에 적극적으로 응하면서 일단 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남북 대화와 비핵화 대화는 성격이 다르지만 남북관계가 일정한 수준에 올라선다면 비핵화 대화 재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북측은 개성공단 관련 실무회담을 앞두고 결국 우리 정부가 내세운 장소 등을 수용하는 등 적극성을 보였다. 북한의 핵 협상을 총괄하는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이 중국과 러시아 연쇄 방문에 나선 것도 결국은 북한의 최종 목표인 북·미 대화를 성사시키려는 의도다. 김 제1부상은 이날 러시아 외부무 고위 인사들과 무려 5시간에 걸쳐 6자회담 재개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 포기를 목표로 하는 비핵화 대화가 재개되려면 한국과 미국, 일본 3국이 공통적으로 요구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허용 등 진정성 있는 사전조치가 전제돼야 한다. 따라서 남북대화가 잘 풀린다고 해서 이것이 6자회담 등 비핵화 대화의 지름길이 된다고 단정하기는 무리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국면 전환하고 싶어 하는 중국=중국은 대북 압박에 동참하면서도 여전히 선(先)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방점을 찍고 있다. 지난달 말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부분을 평화와 안정이라는 정책 목표보다 앞에 두는 등 북한을 계속 압박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한·미·일이 요구하는 사전조치보다 비핵화 대화 재개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5일 “중국은 대화 국면을 본격화하고 싶은데 한·미·일이 (대화 재개) 여건을 요구해 아직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대화 국면에 들어가면 한반도 무력 긴장 상황도 해소되기 때문에 6자회담 의장국 지위를 활용해 대화를 빨리 갖자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당국자는 한·중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북한 핵’이란 표현이 들어가지 않은 것에 대해 “북한 핵, 북핵 등 표현은 (정상 간의) 대화 과정에서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단어”라며 “(공동성명에 포함되지 않은 것은) 북한을 너무 자극하면 방해가 되기 때문에 그런 차원에서 북한을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