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실무회담] ‘공단 정상화’ 합의땐 남북관계 개선 실마리 찾을수도

입력 2013-07-05 18:29 수정 2013-07-06 00:29


남북은 판문점에서 열리는 개성공단 당국 간 실무회담에 참가하는 대표단 명단을 5일 교환했다. 실무회담은 6일 오전 10시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열린다. 지난달 10일 남북당국회담 실무접촉 후 26일 만에 남북대화가 재개되는 것이다.

◇북측 대표단에 법률 전문가 포함=북측 대표단은 수석대표인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을 포함해 원용희 개발총국 책임부원, 허영호 평양법률사무소장 등 총 3명이다. 외국인 투자유치 관련법 전문가인 허영호가 포함된 것은 북측이 개성공단 관련 법·제도 문제 논의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그동안 북측은 대표단 3명 중 1명은 국가안전보위부 인사를 내세워 왔다. 원용희는 개성공단 관련 실무회담에 참여해온 인물이다.

우리 측은 서호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을 수석대표로 홍진석·허진봉 통일부 과장 등 3명이 나선다. 이번 회담을 위해 군사분계선(MDL)을 넘어갈 우리 측 인원은 총 38명으로 확정됐다. 대표단 3명 및 통신지원 인력을 포함한 회담 관련 인원 21명, 공동취재단 및 취재지원 인력 17명이다. 기자단 방북은 2010년 10월 금강산에서 열린 이산가족 상봉 이후 2년9개월 만이다.

◇공단 정상화는 진통 불가피=회담 의제는 개성공단 시설·장비 점검 문제,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 문제,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 등이다. 공단 설비·자재에 대한 안전조치 문제는 별다른 이견은 없지만 완제품 및 원·부자재 반출은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북측이 반출 대가로 지난 5월 미수금 협상 때 논란이 된 개성공단 북측 근로자들의 4월 임금 미지급금 120만 달러(약 13억원)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북측 수석대표인 박 부총국장은 미수금 협상 대표였다.

개성공단 정상화 문제는 상당한 진통이 불가피하다. 우리 측은 북측 근로자 일방 철수, 통행제한 등에 대한 재발방지 약속을 요구할 예정이다.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상식과 국제적 규범에 부합하는 공단으로서 (개성공단이) 정상적으로 발전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 문제는 추후 논의하자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재발방지책 마련 여부가 회담 성패는 물론 나아가 남북대화 진전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낸다면 개성공단이 정상화되고, 이를 지렛대 삼아 지난달 무산된 남북당국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우리 측의 재발방지 확약 요구를 북측이 ‘길들이기’로 판단해 실무회담 판 자체를 깨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이 대화에 응한 것은 순리”라며 “(회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 북한 여자축구팀 방문 승인=통일부는 서울에서 열리는 ‘2013 동아시아 축구대회’에 참가하겠다고 밝힌 북한 여자대표팀의 방문을 승인했다. 북한 팀은 18일 베이징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들어와 한·중·일과 세 차례 경기를 가진 뒤 28일 출국한다. 조총련 응원단 41명도 입국한다. 북한 선수들의 남한 방문은 2009년 4월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 이후 4년3개월 만이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