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재 박사의 성서 건강학] 비만, 무엇이 문제인가
입력 2013-07-05 18:24
필자는 자주 한강둔치를 산책한다. 강의 남과 북에 조성된 시민건강을 위한 조깅통로나 자전거 길을 걸어서 혹은 뛰어서 혹은 전문가용 자전거에 올라 타 오가는 많은 사람들을 보며 건강한 삶에 대한 강한 의욕을 목격하게 된다. 진정 우리는 비만이 커다란 건강의 문제인 그러한 사회를 살고 있다는 생각을 현실감 있게 느끼게 해주는 장면들이다.
몸에 쌓인 지방보다 운동결핍이 더 문제
실제 비만의 문제는 불필요하게 몸의 구석구석에 쌓여 있는 지방 그 자체라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몸이 무거워짐으로 운동이 결핍되고 그로 인해 건강을 상하는 것이 더 큰 문제다. 따라서 현재의 개개인은 체중을 줄이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인가 아니면 이 정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건강이 유지될 것인가 하는 것을 결정해 줄 수 있는 기준이 제시된다면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비만의 비건강성에 대한 연구결과를 알기 위해서는 신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라는 용어의 의미를 알아야 한다. 이 지수는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를 의미한다. 이 지수의 개념이 만들어질 때 25이하는 정상체중, 26∼27은 비만과 정상의 경계, 28이상은 비만으로 정의되어 있다. 그러나 여러 연구자들의 연구결과들을 살펴 볼 때 29이상의 비만은 분명 건강에 좋지 못하지만 그 이하에서는 인종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도 있고 여러 가지 인자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최근의 비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얼마나 비만이냐 하는 것만을 건강장애의 지표로 삼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얼마나 과체중이냐도 중요하지만 그 지방이 어디에 축적되어 있느냐가 더 중요한 변수임을 지적하고 있다. ‘사과형’ 비만자들은 복부를 포함하는 상체에 지방이 분포하는 사람들을 의미하는데 실제는 거의 모든 지방이 복부에 집중되어 있다. 반면에 궁둥이와 허벅지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지방은 ‘배(梨)형’ 비만자들에게서 나타난다.
‘사과형’ 비만자가 ‘배형’ 비만자에 비해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들과의 관계가 밀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부지방세포들은 궁둥이나 허벅지 지방세포보다 지방을 빨리 분해하여 지방산을 혈중으로 내보낸다. 복부지방으로부터 분해된 지방산은 간문맥을 통해서 간으로 가고 정상적으로 그곳에서 분해되어야 할 인슐린의 분해를 억제한다. 그 결과 혈중의 인슐린치가 올라가고 인슐린의 작용에 민감해야 할 근육, 간세포들이 인슐린에 둔감하게 된다.
따라서 혈중의 포도당이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기 때문에 혈당은 더욱 높아지게 되어 제2형의 당뇨병으로 이어진다. 혈중에 지나치게 많은 지방산은 간으로 하여금 보다 많은 트리글리세라이드를 혈중으로 내놓게 하여 동맥경화를 촉진하여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높게 한다. 게다가 과량의 지방산은 직접 혈압을 높게 하기 때문에 더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비만이 왜 생기는가? 원론적인 문제로 돌아가 보자. 결국 섭취한 열량이 사용한 열량보다 많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가 없다. 좀 구체적인 문제로 지적하라면 결국 운동이 부족하거나 과식의 문제로 귀결될 것이다. 문제의 원인이 지적되었으면 해법은 저절로 나올 수 있음을 인식할 때 비만해결을 위한 길은 너무나 분명하다. 꾸준히 열심히 운동을 하거나 절식을 하는 것이다.
몸은 성전… 건강, 참 신앙의 전제조건
우리의 몸이 성전이라고 배워 온 우리 기독인들에게 육신을 건강하게 지키는 것은 신앙인의 도리일 것이다. 아울러 절제가 신앙의 중요한 덕목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 볼 때 비만 극복을 위한 기독교인의 끊임없는 노력은 온전한 신앙을 이루기 위한 전제조건임을 늘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서울대 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