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안철수, 1박2일 지방투어
입력 2013-07-06 05:10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5일 돌입한 ‘1박2일’ 지역 방문에서 여야 정치권과 현 정부를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공방, 충청권의 과학비즈니스벨트 수정안 등 최근 정치권의 공방을 거침없이 비판해 ‘제3세력’으로서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행보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안 의원은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연 오찬간담회에서 여야가 통과시킨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열람에 대해 “국익에 해가 되는 일”이라며 맹비판했다.
그는 “국가정보원이 오판해서 공개한 것과 전 국민의 대표인 국회가 정식 표결 결과를 거쳐 공개를 하는 건 전혀 의미가 다르다”며 “정쟁적으로 표결해 통과시킨 것에 국회의 일원으로 참담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여부가 핵심이 아니다”며 “핵심은 국정원이 지난 대선에 어떤 식으로 개입했고 대화록이 어떻게 제공됐는지 책임을 묻고 다시 반복되지 않게 제도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또 정부가 추진 중인 과학비즈니스벨트 수정안과 관련해서도 “과학벨트는 국책 사업”이라며 “국책사업을 변경할 때는 지역 주민의 의견을 듣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과정상의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또 “기초과학은 상용화 이전에 그 자체적으로 발전시켜야 할 게 있다”며 “(정부가) 상용화 자체를 목적으로 내건 것은 기초과학에 대한 이해가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수정안은 과학벨트 핵심시설인 기초과학연구원(IBS)을 대전과 세종시의 중간지역인 대전 신동·둔곡지구에 설치하려던 원안을 포기하고 대신 대전시내 엑스포과학공원 안에 입주시키는 것이 골자다. 야당과 현지 주민들은 IBS를 대전시내로 옮기면 충청남북·도를 아우르는 벨트의 핵심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기능이 축소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안 의원은 오후엔 자신의 싱크탱크인 ‘정책네트워크 내일’이 대전 평송 청소년수련원에서 개최한 세미나에 참석했다. 발제를 맡은 유진숙 배재대 교수는 한국 정당체제가 지역, 계급 등 다양한 사회적 갈등구조를 담아내지 못한다며 ‘새 정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 의원은 6일에는 진주의료원을 현장 방문해 간담회를 갖는다. 이어 경남 창원에서 ‘영남권 혁신을 위한 새로운 모색’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한다.
‘내일’은 8일에는 국회에서 ‘국정원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토론회를, 18일에는 전주에서 세미나를 여는 등 전방위적인 활동에 나선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