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자본이 ‘스노든’ 배후?… 류윈산 아들·장쩌민 손자 연루說
입력 2013-07-06 05:09
‘에드워드 스노든-부즈 앨런 해밀턴-칼라일 그룹-장즈청(江志成)과 류러페이(劉樂飛)’.
미 국가정보국(NSA)의 개인정보 수집을 폭로한 스노든이 중국 고위층 자녀와 밀접한 기업에서 근무했음을 보여주는 관계를 정리한 것이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시사주간지 아주주간(亞洲週刊) 최근호(6월30일자)는 ‘스노든 고용주 배후의 중국 자본’이라는 제목으로 ‘미국 반역자’ 스노든이 중국 자본과 깊은 관계에 있는 기업에서 일했다고 밝혔다.
아주주간은 스노든이 근무했던 미국의 컨설팅 전문 업체 ‘부즈 앨런 해밀턴’의 모 회사는 미국 사모투자기업 ‘칼라일 그룹’이라고 지적했다. 칼라일 그룹은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의 손자 장즈청과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류윈산(劉雲山)의 아들 류러페이 등 중국 고위층 자제들과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아주주간은 전했다.
현재로서는 미국 정보산업 뒤에 숨은 중국 자본이 미국 관련 산업의 독립적인 운영에 어떤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는 드러나지 않았다. 아주주간은 그러나 이러한 재무구조가 스노든 사건 와중에 중국 고위층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미치거나 거꾸로 중국에 압력을 가하게 되는 상황을 초래하지 않았을지 의문을 제기했다.
특히 1987년 출범한 칼라일은 전 세계에서 규모가 제일 큰 자산관리 회사로 중국과는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다. 즉 중국의 ‘신다(信達)자산관리주식회사’는 칼라일과 중국 자본, 그리고 그 뒤의 고위층 자녀를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신다는 국무원 비준을 받고 재정부가 전폭적으로 후원해 설립된 회사다. 신다에는 ‘중신(中信)자본금융회사’도 자본 참여를 하고 있으며 중신자본은 중신 그룹에 속해 있다.
신다는 2012년 중신자본, 전국사회보장기금, 스탠더드 차터드 은행 등 4개 회사를 전략투자 파트너로 끌어들었다. 그 뒤 신다는 2013년 다른 두 개의 주주 회사를 영입했다. 그중 하나가 칼라일 그룹이고 다른 하나는 ‘보위(博裕)투자고문회사’다.
류러페이는 중신 그룹에 속해 기금 관리를 하고 있는 ‘중신산업투자기금관리’의 사장을 맡고 있다. 장즈청은 2011년 불과 25세의 나이로 신다에 자본 참여를 하고 있는 ‘보위투자고문’ 설립에 가담했다. 이러한 상황은 류러페이와 장즈청이 신다를 통해 칼라일에 영향력을 행사했을 개연성을 보여준다고 아주주간은 전했다.
아주주간은 이와 관련해 “칼라일과 중국 내 고위층 및 자본과의 관계는 수많은 추측을 하게 만든다”고 밝혔다. 장즈청은 장 전주석의 아들 장멘헝(江綿恒)의 아들로 장 전주석이 졸업한 상하이교통대를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부즈 앨런 해밀턴의 고객은 미국 육군, 공군. 해군, 해병육전대, 국토안보부 등 미국 군과 정부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특히 미국 해군과는 70년이나 넘게 합작 관계를 맺어왔다. 부즈 앨런은 2008년 25억4000만 달러에 칼라일에 팔렸다. 그 뒤 부즈 앨런 해밀턴으로 이름을 바꿨다.
칼라일 그룹은 중국뿐 아니라 홍콩, 대만 등과도 밀접한 합작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베이징=정원교 특파원 wkchong@kmib.co.kr